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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체 97건) 제목보기제목+내용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다시 돌아가는 길
사람은 모두가 돌아간다. 그것만이 인간에게 허여된 유일한 평등이다. 아침에 집을 나왔다가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가듯이, 막 탯줄을 끊고 세상에 귀를 내민 아이도 폭풍 같은 세월이 훑고 흙 속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 돌아가는 길을 누가 끊을 것인가, ...
나무신문  2011-03-14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짧은 순간의 여행자
마지막 지하철에는 언제나 사람이 가득하다. 그들은 이제 막 어느 순간을 빠져나와 어느 순간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술을 마신 사람도 있고, 야근을 마친 이도 있다. 한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연인과 저녁을 먹고 짧은 데이트를 아쉬워하며 집에까지 바래다주...
나무신문  2011-03-07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봄은 힘이 세다
모든 힘 센 것은 요란하지 않다. 요란한 것은 빈 수레처럼 자신을 믿지 못하는 허약뿐이다. 힘 센 것은 구태여 입을 열어 자신이 얼마나 힘이 센지 자랑할 필요가 없다. 힘센 것은 어느 사이, 모든 상황을 제압하고 자신의 입김을 새긴다. 입춘 우수 지나...
나무신문  2011-02-28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시간을 바라보는 사람
일본의 오사카역 플랫폼에는 언제나 시계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이 서 있다. 그는 단정한 짧은 머리에 사무용 가방을 들었다. 아마도 사무원 혹은 공무원일 것이다. 그런데 그는 1년 내내 그렇게 서 있다. 그가 기다리는 사람은 결코 오지 않는다...
나무신문  2011-02-21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피안 너머
해는 벌써 진 으슥한 저녁, 선술집에서 술 한 잔 마시며 하루의 시름을 내려놓는 사람들. 그들은 동료도 없이 혼자 왔다. 처음 어머니의 자궁을 열고 세상에 나올 때 혼자였던 것처럼, 단 한번도 그 사실을 잊은 적이 없는 것처럼 그들은 철저하게 혼자다....
나무신문  2011-02-14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살아 있는 마이클 잭슨
마이클 잭슨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6개월쯤 지났을 때, 뉴욕의 거리에서 마이클 잭슨을 만났다. 나는 그래서 아, 그가 죽지 않고 살아 있었구나. 맞아, 마이클 잭슨이 죽을 리가 없지라고 생각했다. 나는 뉴욕의 길에서 춤을 추는 그를 오랫동안 지켜보았...
나무신문  2011-02-07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전시동물의 슬픔
서울대공원에 가서 보았다. 코뿔이 잘린 코뿔소 처량하게 누워 있는 것을. 수심 가득한 눈에는 오로지 피로와 공포뿐. 그는 속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만 같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서 있을 힘도 없어요. 차라리 나를 박제로 만들어줘요. 나는 너무나 지...
나무신문  2011-01-24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맨발의 풍요로움
아무것도 없는 맨발 차림으로 누군가가 편하게 소파에 드러누운 채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모양이다. 바닥에 닿아 있지 않고 공중을 향해 있는 발바닥이 품고 있는 뜻은 아주 간명하다. 더이상 걷고 싶지 않다는 얘기. 더 이상 일하고 싶지 않다는 얘기. 더 ...
나무신문  2011-01-17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문밖에 버려진 시간
누군가 시간을 문밖에 내놓았다. 그는 시간이라는 존재와 늘 불화했던 모양이다. 시간을 똑바로 세워놓지도 않고 그냥 함부로 내놓은 것을 보면 집 주인은 시간에게 불만이 많았던 것 같다. 시간을 받치고 있는 건, 놀랍게도 계란을 받치고 있던 비닐 포장지....
나무신문  2011-01-03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시를 읽자
시집들을 쌓아보았더니 작은 탑이 되었다. 나는 내 앞의 삶이 공교롭지 못하여 잠이 오지 않을 때나 무언가에 대한 노여움을 참을 수 없을 때, 슬퍼서 어깨가 떨릴 때 시집을 찾아 읽는다. 그때마다 시는 지극한 위안을 주곤 한다. 시에는 체온이 있고 향기...
나무신문  2010-12-27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담쟁이넝쿨 가지가 전해준 말
헐벗은 담쟁이넝쿨 줄기가 담벽에 안간힘을 다해 붙어 있다. 푸르던 잎, 물기 머금은 싱그러운 표정은 온데 간데 없이 이제는 본능 같은 생의 의지만으로 제 몸을 견디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굴욕적인 삶이다. 감수성도 없고 취향도 없고 사랑마저 버릴...
나무신문  2010-12-20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삶을 경계하며
빨간불에다가 비보호다. 서리가 내린 길 위에 눈까지 내리는 형국이다. 이것은 경계해야 할 악몽이 아니고 공공연히 마주치는 현실이다. 당신은 삶이 마냥 친절하기를 바라는가. 삶이 당신을 보호하고 위로하길 바라는가. 삶을 경계하고 헛된 것을 바라지 마라....
나무신문  2010-12-13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담쟁이 넝쿨의 양심
담쟁이 넝쿨은 엉키고 엉킨 종족을 이끌고 담벽을 타고 올라간다. 지칠 줄 모르는 유격대의 선봉장처럼 회의도 의심도 없이 위쪽으로 몸을 이끈다. 오르고 올라서 담 위에 마침내 수줍은 손을 올려놓는다. 담쟁이가 오르는 담 위에는 그 어떤 영예도 없다. 그...
나무신문  2010-12-06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위대한 발
발이 있다. 발은 운명을 떠받친다. 운명의 혹독한 무게를 말이다. 발은 가장 낮은 곳에서 운명의 최후의 순간을 버티는 것이다. 물구나무를 서지 않는 이상 발은 하늘을 지향하지 않는다. 발은 바닥만을 오로지 바닥만을 꾹꾹 눌러 밟을 뿐이다. 저 바닥의 ...
나무신문  2010-11-29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일상의 예술
매주 스케줄러를 채운다. 스케줄러에 기록되는 모든 것은 미래의 것이었다가 어느 순간 빠르게 과거의 공간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종이 한 장 훌쩍 넘기는 것보다도 빠르고 쉽게. 세월은 흐르는 물처럼 빠르다라는 말은 세월은 넘어가는 종이보다도 가볍다로 바뀌...
나무신문  2010-11-22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가을예찬
가을이다. 푸른 하늘 한쪽에 풍성한 구름이 걸려 있고 또 한편으론 전신주와 전신주, 전신주와 집을 잇는 여러 갈래의 전깃줄이 오간다. 저 전깃줄은 가을이 하나의 관념이 아니라 풍속을 갖는 구체가 되어야 한다고 일러주는 것 같다. 가을은 계절의 이름이 ...
나무신문  2010-11-15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돌계단의 추억
우리는 모두 돌계단을 마음속에 넣어두고 산다. 돌계단은 일상의 배경에 놓인 거룩한 제단이다. 우리는 저 돌계단 앞에서 가난해서 술 취한 아버지의 손에 떠밀려 술심부름을 해보았고, 우리는 저 돌계단 앞에서 준비물을 미처 챙기지 못해 다시 뛰어가는 동생의...
나무신문  2010-11-01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비오는 날의 음악
비오는 날, 어떤 건물의 난간에 오래 서 있었다. 비는 사위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비는 온몸으로 공(空)을 관통해 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실상 비가 비로서 우리의 심상에 들어오는 것은 ‘소리’를 통해서이다. 나는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
나무신문  2010-10-25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몽상의 증거
낡은 탁자 위에 놓인 일회용 종이컵. 누군가가 이 종이컵을 재떨이로 사용한 모양이다. 그 안에 담배꽁초 두 개가 서로의 몸을 포개며 누워 있다. 담배의 종류가 다른 걸로 봐서는 한 사람이 피운 게 아니라 두 사람이 피운 거다. 이들은 일을 하다가 잠시...
나무신문  2010-10-18
[김도언의 문화칼럼] 사진이 있는 짧은 산문/황혼의 크레인
거대한 팔과 근육을 가지고 분주하게 아파트를 쌓고 있는 크레인 뒤로 황혼이 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몸을 씻고 저녁을 먹고 있겠지요. 이제 크레인도 호기롭게 부리던 힘을 빼고 근육을 풀어야 합니다. 그러곤 착한 달의 사위를 받으면서 곤한 잠을 청해야겠...
나무신문  201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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