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임업진흥원은 말 그대로 임업을 진흥시키기 위해 설립된 조직이다. 산림청산하에 별도로 조직을 만들었을 때는, 임업 진흥을 위해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거나 보다 전략적인 사업들이 필요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실제 2년 전 한국임업진흥원을 설립한 이유는 산림·임업·목재이용분야의 연구개발성과에 대해 ‘실용화’ 및 ‘산업화’를 촉진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이를 다소 자의적으로 해석해 보면 연구소나 학계의 연구 성과들이 단지 학문이나 이론으로 묻혀있거나 산업 현장과 등지고 사장돼 가는 것을 막고, 이를 산업화에 적절히 활용해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서비스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하는 행동 조직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이를 위해 임업진흥원은 산림청의 위탁을 받아 기술지원, 품질관리 및 정보서비스 활동을

작년 칠레 출장 때 산티에고 민속장터에서구입한 수납함. 큰딸에게 선물되어졌다가다시 눈에 띄길래 한컷 해봤다. 뭔가 잔뜩 모여서 제법 그럴싸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데 쓰레기를 모아놓은 듯하면서도 무수한 이야기가 숨어있는 듯하다. 굳이 작품으로 생각해서 제목을 붙인다면, 글쎄 세월이라고 해볼까…… 글·사진 _ 나재호 하이우드 엔 옥토버상사 대표

내가 목재업계와 인연을 맺은 게 지난 2004년 2월의 일이니 이제 꼭 10년이 되는 샘이다. 그런데 그동안 목재업계에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 중 하나가 어이없게도 “목재산업은 이제 끝났다”는 것이다.단순히 인연을 맺은 것도 모자라 마지막 평생의 업으로 목재산업을 택한 나로서는 참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내가 마지막 평생의 업으로 나무신문을 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목재산업의 전망이 아주 밝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더욱이 목재산업은 융성하면 융성할수록 지구환경을 지키고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다른 산업에서는 결코 찾아보기 힘든 매력까지 갖추고 있다.지난 10년 간 목재계 인사들로부터 한결같이 듣는 얘기는 ‘목재산업은 하향산업’이라는 암울한 고백이지만, 단언컨대 ‘목재산업의 전망이

숭례문 부실복원 논란이 ‘목재 바꿔치기’로까지 확산됐다. 숭례문 복원 과정에서 일부 기둥과 대들보 등에 우리나라 금강송이 아닌 수입산 러시아 소나무가 쓰였다는 의혹이다. 이에 경찰은 목재 공급을 담당했던 신응수 대목장이 운영하는 제재소를 압수 수색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신응수 대목장이 값비싼 금강송을 빼돌리고, 값싼 러송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사실 이 문제는 러송을 사용했는지 안했는지를 가리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로 보인다. 하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서로 상반된 주장들이 조용히 퍼지면서 진실게임이 물밑에서 진행중이다. 우선 신응수 대목장에 대한 일부의 평판이 목재 바꿔치기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의 취재보도에 의하면 문화재 분야에서 절대적인 위상을 가진 신

뭘 어떻게 할까. 저 많은 시대적 사명이 아라비아 숫자로 가늠하여 즐비하게 늘어져서는 “이봐 날 필요로하지 않나. 자네 내가 필연일세” 하고서는 묵묵하니 기다리고 있는 듯, 이 돼지톨 시대에 메뉴판도 좀 덜 철학적이고 단순하면 안될까.현학적인 허세에 말재주를 가미한 깊이 없는 논객의 넋두리에 호도되는 잠시잠깐 살아나는 자의식으로부터 이스케이프하기란 저 메뉴판으로부터 여당과 야당의 메뉴얼적인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운 작금의 뇌상태를 경고하고 싶다.  글·사진 _ 나재호 하이우드 엔 옥토버상사 대표

일요일 아침에 너구리가만히 따져보면 저것만큼 완벽을 기울인 게 있을까 싶다. 5천만의 입맛에 맞게 가려면 분명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을 터 정말 기특한 발명품이 아닐 수 없다. 내 하는 일에도 저 만큼의 노력이 완벽히 따른다면 좋겠다마는 나는 뭐든 완벽한 거보다 아름다운 게 좋다. 완벽과 아름다움은 이상하게도 다르다는 생각이 드니까, 뭔가 한두 개 부족한 상태, 거기에 아름다움이 있을 법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름 완벽하고 싶다면 라면을 먹는다. 이런 일요일의 괘변이란 ㅋㅋㅋ글·사진 _ 나재호 하이우드 엔 옥토버상사 대표

목재의 하자(瑕疵)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국보1호 숭례문의 소실에 이은  부실복구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면서 고질적인 목재의 단점과 결함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불에 약한 목재의 단점 때문에 600년이라는 장구한 역사를 자랑하던 숭례문이 단 하룻밤 사이에 폭삭 불타버렸다. 또 갈라지고 틀어지기 쉬운 목재의 단점은 복구 완료를 자축하는 잔칫상 위의 기름진 음식 냄새가 가시기도 전에 기둥이 쩍 갈라버리는 이적을 행사하기도 했다.숭례문이 소실과 복구라는 전 과정을 통해서 나무라는 게 참 몹쓸 건축 재료라는 것을 온몸으로 역설하고 있는 듯하다.그런데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치솟는 불길에 약한 나무 대신 다른 재료로 숭례문을 지었다면 과연 600년을 견디었을까. 불순한 화마

“웜 이라고 이름 붙일까 해. worm이 아니라 warm!”건축비평가인 전진삼 소장이 새로운 건축비평 잡지를 창간하기 위해 한창 이름을 고민하던 때였다. 당시 국내 유일하게 남아있던 건축비평지인 『Poar』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다가 결국에는 폐간이 됐고,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전진삼 소장은 사명이라고 생각했는지 새로운 건축비평지 창간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우연한 기회에 전진삼 소장과의 술자리에서 듣게 된 웜! 비평전문지의 이름이 ‘warm(따스한)’이라니! 비평이 어떻게 따듯할 수 있겠어? 비평은 어쩔 수 없는 상처를 동반하는 게 아닐까? 따듯하다는 건 애초부터 좋은 말만 하는 주례사 비평에서나 가능한 게 아닐지.어쨌든 보란 듯이 그 구상은 현실화되지 않았고, 대

대구에 가면 이 찻집에 가보라. 될 수 있으면 혼자서 가보라. 가급적이면 싱싱한 가을날 가보고그게 안되면 비오는 겨울에 가보라.낡음과 새로움이 오묘하게 어우러져서산수유와 아메리카노가 동시에 어울린다. 진작에 걸릴 바람 없음을 아는 그물이기다리는 세월의 흔적들. 그 흔적을 유유자적즐기고 싶은 날이면 혼자서 가보라.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글·사진 _ 나재호 하이우드 엔 옥토버상사 대표

솔직하게 말해 나는 지금까지 산림조합이 목재생산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다. 최소한 밤이나 대추 버섯 등 임산물에 비해 국산목재 생산은 구호만 요란할 뿐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고 봤다. 조금 더 나쁘게 말하면 아까운 원목 가져다가 목재펠릿이나 만들자는 사람들 아닌가 싶기도 했다.그런데 이런 나의 비뚤어진 선입견이 산림조합중앙회장의 말 한마디, 단어 하나에 봄눈 녹듯 녹아 버리는 사건이 일어났다.지난 12월6일 저녁 코엑스에서는 제3회 목재의날이 열렸다. 목재산업박람회의 부대행사 격인 이날 행사는 일 년에 한 번 업계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거의 다 모이는 자리다. 한해를 마감하며 그간의 성과에 대한 상도 받고 반성과 함께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마당이다.이날 행사의

남대문시장 수루메장사 모씨아지매아내가 바겐세일 옷 고르는 동안 망중한중인 나를 두고 심드렁 수돗물 새듯이 말을 건넨다.내가 여기서만 30년이여, 고향이 상주인 아지매일본인 관광객에게는 오천원인 것이 내국인에겐 삼천원 받는다고 삼천원 받으면 오백원 남는다고 너스레떠신다. 자리 잡고 기다린 20분, 20초 단위로 팔려나가는 수루메 아니 피데기오징어에 아들 딸 손주 며느리의 미래가 살이 찐다.진작 나는 여기서 청춘 다 갔다는 아지매 바쁜 손 끝으로 하루가 가고 있다. 또 다른 30년이 보인다. 글·사진 _ 나재호 하이우드 엔 옥토버상사 대표

봄과 여름에는 나무의 성장이 왕성해지고, 가을에는 성장이 더디다가 겨울이 되면 잠시 성장을 멈추기를 반복하면서 나무는 일 년에 한 개씩 나이테를 새긴다. 이는 봄과 여름에는 세포분열이 활발해 성장속도가 빨라지면서 부피는 커지는 대신 색은 연하고 성긴 조직이 되지만, 가을부터는 성장 속도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세포의 부피는 작지만 조직이 치밀하고 색이 진하게 된다. 이런 부피 큰 연한 조직과 부피가 작은 짙은 조직이 번갈아 만들어지면서 나이테를 그리게 되는 것. 그래서 추운 지방보다 더운 지방의 나무들이 더 넓은 간격의 나이테를 지니게 되며, 사계절이 뚜렷한 지역의 나무들은 나이테가 진하고, 일 년 내내 춥거나 일 년 내내 더운 지역의 나무들은 나이테를 확인하기 힘들다. 나이테는 역경의 댓가인 셈.  같

동네 인근에 새로 생긴 마트그 마트 내부에 위치한 생선코너에 설치된수족관에 떠다니는 아름다운 횟감들그 앞에 진열된 싱싱한 회들을 보며아 왜 싱싱한가를 살아 유영하는 횟감들이말해주고 있다. 싱싱하기 위해 그래서 잘팔기 위해 생각해 낸 아름다운 수족관 앞저 여판매원은 누구에게 무엇일까?글·사진 _ 나재호 하이우드 엔 옥토버상사 대표

사람 한 명 겨우 지나다닐 골목길많은 집들의 문이 활짝 열려 지나는 바람 한 올 한 올 불러들여오래 묵은 근심 말려내는 골목길좁은 너비 저 너머 어디서 그렇게 많은 바람들은 불어올까?집집마다 에어컨 단 흔적 없이한여름 찜통 더위를 견디게 해주는 고마운 바람을 따라다녀 볼까생각이 든다.글·사진 _ 나재호 하이우드 엔 옥토버상사 대표

언제부턴가 이런 식의 아침이 좋아졌다. 아메리카노와 빵이 가져오는 오묘한 조화반복적인 섭취가 입맛을 길들이고 저것들을먹었던 지역에 대한 기억이 더해지면 어떤 때는 벤쿠버에 있고 어떤 때는 산티에고에 있는 착각이 든다. 낯선 곳이 주는 자유로운 감각과 약간의 두려움이 저것들의 맛에 더해지면 이내 짐을 싸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하루에 평균 마시는 커피의 양을 굳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나는 커피를 사랑하고 야채와 베이컨을 좋아하게 된 것인데 평생을 쌀과 보리 김치와 고추양념에 길들여진 나로부터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른 아침의 고속도로 휴게소 야외벤치에서 홀로 먹는 저들의 풍미는 될 수 있으면 오래 즐

매년 봄이 되면 병아리의 아장아장 걸음마가 아직 남아 있는 아이들 천진난만한 웃음 소리가 가득해지는 곳이 있다. 초등학교 운동장, 환절기 콧물도 이젠 직접 닦으라고 하얀 손수건을 이름표와 함께 가슴에 달고, 엄마가 아닌 선생님께 두 눈 똑바로 맞추고 말씀 하나 하나에 집중하는 신입생들이다. 이제부턴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야한다. 학교에서 내 준 과제도 해야 한다. 싫어도 해야 하고, 점차 혼자서 해야 하는 일도 많아진다. 일곱 살 즈음 대한민국 아이들은 사회로 나가기 위한 약 16년의 긴 준비과정을 위해 학교라는 곳에 첫발을 내딛게 된다. 단지 대한민국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현대 문명사회의 대부분 일곱 살은 가정과 사회의 보살핌을 받는 동시에 독립된 개체로서 살아가야 할 것을 교육받게 되는 시기다. 

숭례문이 부실공사로 또 한 번 무너지고 있다.지난 2008년 화염에 휩싸여 무너진 숭례문은 5년여의 복구공사 끝에 제 모습을 되찾는 듯 했다. 하지만 복구한 지 채 반 년도 안 돼 나무는 뒤틀리고 갈라지고, 단청은 벗겨지고 떨어지고 있다.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의 특별조사 지시까지 내려졌다. 부실이 심각하다는 얘기다.그런데 숭례문 부실복구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종종 거론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자기 임기 안에 복구를 마무리 하려고 무리하게 공사를 밀어붙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요즘 하는 우스갯소리로 MB의 ‘그 욕심 때문에’ 숭례문이 다시 수모를 겪고 있다는 말이다.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잘못이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숭례문 복원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자기 임기 내에

디자인. 배워본 적 없는,재미난 세계.인간의 습관이 쌓아온 보다 나은 모습들. 글·사진 _ 나재호 하이우드 엔 옥토버상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