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목구조 설계 시공자를 위한] 일본 중목구조 설계와 시공 1
[한국의 목구조 설계 시공자를 위한] 일본 중목구조 설계와 시공 1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2.1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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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 일반사단법인 일본목재수출진흥협회

제 1장 개 요

1.1 중목구조란
중목구조란 일본에서 옛날부터 전해져 오는 전통적인 공법을 내진과 태풍에 대처할 수 있도록 발전시킨 공법이다. 철근콘크리트 기초에 토대를 올리고 기둥을 세워 대들보 등의 수평 재료를 걸쳐놓고 뼈대를 구성하여 수직력에도 저항한다. 벽에는 못 등을 이용하여 합판 등을 붙여 지진과 태풍에도 견딘다.

중목구조의 장점은 기둥의 위치나 길이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디자인이나 공간 계획이 자유롭다는 점이다. 창문이나 문 등 개구부를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또한 외관이나 내장은 일본식 또는 서양식으로도 폭넓게 대응할 수 있다.

부재 접합은 예전에는 일본식 이음새라 하여 기본적으로 철물을 사용하지 않는 접합법을 사용하였으나 오늘날에는 필요에 따라 보조철물로 접합강도를 보강 한다. 또한 일본식 이음새와 관계없이 전용 철물을 사용하는 철물공법도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식의 이음새나 철물 공법의 접합부 가공은 컴퓨터와 연동한 CAD, CAM으로 실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개인의 기술에 따른 정확도 차이가 해결되고 시공기간이 짧아지고 있다.

그림1.1 중국에서 전래된 공법에 의한 아스카데라
그림1.1 중국에서 전래된 공법에 의한 아스카데라
그림1.2 관목(풍압력이나 지진에 저항한다) 초석 위에 기둥을 설치함.
그림1.2 관목(풍압력이나 지진에 저항한다) 초석 위에 기둥을 설치함.

1.2 중국, 한국으로부터의 전래와 변천
일본의 목구조는 6세기경에 현재의 한국을 거쳐 중국으로부터 전래되었고, 주춧돌 위에 굵은 기둥을 놓는 사찰건축공법(그림 1.1)을 뿌리로 하고 있다. 약 900여 년 전 남송시대에는 선종사의 공법으로서 굵은 기둥에 사각형 구멍을 내어 기둥끼리 연결하는 횡가재(관목)가 생겼다(그림 1.2).

이러한 기술의 첫 번째 특징은 기본적으로 철물을 사용하지 않고 부재를 조립하는 접합부(이음새)에 있다. 철물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내구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하지만 철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것은 20세기에 접어들면서부터 이며 당시에는 일반 건축에 철을 사용할 정도의 생산량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통공법은 굵은 기둥에 굵은 압거를 꽂은 일종의 라면골조, 관목을 통한 이것도 라면골조 벽, 여기에 더해 흙칠벽을 기본으로 한다. 흙칠벽은 기둥과 기둥 사이에 판자를 얹고 죽목무를 만들고 짚섬유로 보강한 흙을 바른 것으로 같은 공법이 중국 남부에도 존재한다.

일본은 매년 대형 태풍과 100년에 한 번은 대규모 지진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철을 사용하지 않고 태풍이나 지진에 저항할 수 있는 건축물을 짓는 것은 당시 목수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과제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전통공법의 강도는 현대의 공법보다는 높지 않으나 변형이 커져도 저항력을 지속하는 특성이 있고 변형능력이 높아 당시의 재료환경 중에서 만들 수 있는 최상의 내풍·내진구조였다고 생각된다. 실제 내진성은 대지진으로 붕괴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간신히 붕괴를 면하는 것도 적지 않은 성능이라고 할 수 있다. 

어긋나는 자재가 사용되지 않은 이유로는 경사지주를 설치하는 것을 문화적으로 싫어했다는 말도 있지만, 어긋나는 끝부분과 기둥-횡가재의 접합부를 견고하지 않게 안이하게 설치하면 반대로 힘을 불러들여 취성(물체가 외력에 의해 변형이 별로 일어나기도 전에 파괴되는 성질)으로 파괴하기 쉬워져서, 경사지주의 효용은 알지만 굳이 사용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1900년대 들어 서양에서 트러스를 중심으로 한 구조양식이 도입되면서 태풍과 내진성을 보강하기 위한 가새가 도입되고, 철의 대량생산이 시작되면서 못, 꺾쇠, 볼트 등의 철물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목구조 전통공법의 탄생이다.

주택에서의 가새 사용은 제2차 세계대전 후 건축기준법이 제정되어 내진성을 확보하게 된 이후 거의 필수사항이 되었다. 내풍·내진성능을 가새에 의해 확보함으로써 굵은 기둥과 상인방의 조합은 불필요하게 되어 기둥의 단면치수는 105㎜ 또는 120㎜각이 표준이 되고, 들보의 단면치수는 폭이 105㎜ 또는 120㎜이고 높이는 스팬(기둥사이의 거리)이 커짐에 따라 30㎜ 간격으로 커지게 되었다.

1970년대에는 북아메리카의 2×4경량목구조 공법이 도입되면서 합판을 못 박은 벽, 바닥, 지붕의 강도가 높아지는 것을 알게 되면서, 목구조공법에도 벽, 바닥, 지붕에 합판을 붙이게 되었다. 그 흐름은 오늘날에도 계속 되고 있다. 벽, 바닥, 지붕 등에 모두 합판을 붙인 것은 내풍·내진 메커니즘에서는 경량목구조 공법과 거의 같다고 생각된다.

목구조공법의 또 다른 큰 특징은 시공방법에 있다. 일반적으로 미리 모든 구조부재의 접합부 가공을 실시해, 그것을 공사 현장으로 옮겨 수일 내에 완성하는 방법이 채용되어 왔다. 이는 하루빨리 지붕을 씌워 나무가 비에 젖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비가 많이 오는 일본에서 고안된 지혜이다. 단시간에 건축할 수 있도록 모든 접합부는 인장력을 이용하고, 끼워넣고, 쐐기를 박아 조이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시공방법에는 훌륭한 장점이 있지만, 단점은 목구조공법의 생산성이 목수의 수에 의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건축회사가 사업을 확대하려고 해도 다수의 목수를 고용해야 하지만 그 규모에는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부재 가공에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극단적으로 말하면 망치와 톱만 있으면 건축할 수 있는 경량목구조 공법이 증가하면서 목구조공법은 쇠퇴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한 우려를 불식시킨 것은, 1980년대 중반에 행해진 접합부의 가공을 실시하는 기계(프리컷기)의 발명이다. 접합부의 성능은 가공정밀도에 의존함에 따라 목수기량에 의존하지만, 기계에 의한 가공은 정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프리컷기는 점차 개량되어 오늘날에는 컴퓨터로 제어되어(CAM) 컴퓨터에 의한 설계(CAD)와 연동하여 자동적으로 가공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축회사의 대규모화가 진행되어 자본의 집중이 기술 혁신을 가속하게 하는 현상이 생겼다.

프리컷기에 의한 접합부는 오늘날에는 내풍·내진성을 증강하기 위해 철물로 보강하지만 그 기본적인 형상은 시공성이 뛰어난 전통적인 형상을 답습하고 있다. 또한 전통적인 형상에 의하지 않는 철물에 의한 접합법이 발명되어 있는데, 인장력을 이용하고 끼워넣고 쐐기를 박아 조이는 시공을 위한 지혜와 메커니즘은 전통공법을 답습한 것이 많다.

프리컷기의 등장으로 크게 달라진 것이 재료와 공사 기간이다. 목재는 건조하지 않으면 건축 후에 뒤틀림 등이 발생한다. 따라서 예전에는 건축 후 잠시 방치하여 충분히 건조와 치수변화를 일으킨 후에 동연(furring strips) 등으로 면의 직선성을 내어 내외장을 하는 방법이 일반적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충분히 건조시킨 제재나 집성재, LVL을 사용하고 시간을 두지 않고 구조재에 직접 내외장재를 설치하는 공법이 채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사기간은 크게 단축되어 오늘날에는 기초가 완성된 후 3~4개월이 표준으로 되어 있다.

또한 인공건조재나 집성재 등을 사용하는 두 번째 이유로서 구부러짐이나 뒤틀림이 있는 등 치수 정밀도가 나쁜 재료를 프리컷기에 넣으면 접합부 위치의 정밀도가 나빠져 현장에서 건축을 할 수 없는 등의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인공 건조제재의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집성재에 비해 공급력이 낮고, 계절적으로 안정적인 공급에도 어려움이 있다. 그 때문에, 제재에서 집성재로 전환하는 건축회사가 증가하고 있다. 집성재, LVL, 합판 등의 보드류는 EW(Engineered Wood)라고 한다.

이와 같이 목조공법은 역사적으로 진화를 이루어 왔지만, 앞으로도 진화를 계속하는 공법이라 할 수 있다.

1.3 내진규정의 역사
일본은 예로부터 다양한 자연재해를 겪어왔다. 특히 지진으로 인한 재해나 태풍으로 인한 재해(풍해, 수해)가 극심했다. 또한 많은 건물이 목조로 지어졌으며, 도시지역에서는 건물들이 밀집해 있어 대형화재를 발생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재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법령과 설계법이 정비되어 왔는데, 여기에서는 지진 재해를 중심으로 지진 피해와 법령의 관계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하겠다. 한마디로 말하면, 어떤 지진 재해가 일어났을 때에, 그러한 재해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법령이 정비되었던 역사였다. 덧붙여 여기에서는 단독주택 규모의 목구조 주택을 중심으로 설명하겠다.    /나무신문


이 연재는 일본목재수출진흥협회가 최근 한국어로 발행한 <한국의 목구조 설계·시공자 대상, 중목구조 : 설계와 시공 안내자료>를 순서에 따라 게재합니다. 나무신문 인터넷 ‘홈페이지 → 여론광장 → 자료실’에서 전문을 PDF 상태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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