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이 아전인수 격으로 목재법을 해석하고 있다”
“산림청이 아전인수 격으로 목재법을 해석하고 있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8.05.2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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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제품 원산지 표시 원칙에 ‘고추장 잣대’ 재확인…결재권자도 과장에서 국장으로 격상

[나무신문] 목재제품의 원산지 표시 원칙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산림청의 ‘고추장 잣대’ 사태가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다.

산림청은 최근 지난해 신설된 목재이용법 제19조②항에 따른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국산목재제품’의 적용범위를 놓고 이해하기 힘든 논리로 산업계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된 원목을 사용하지 않은 목재제품은 국산이 아니라는 게 산림청의 일관된 입장이다.

이는 수입 원목을 이용해 인천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선창산업 합판이 국산합판이 아니라는 의미다. <나무신문 495호 17면 「선창산업 합판이 “국산합판 아니다”?」_산림청, 목재법 ‘국산목재제품 의무사용’ 조항에 대해 “국산재 안 쓰면 해당사항 없어” 산업계, “국산은 Made in Korea”…법대로 안 하면 “상상하지 못한 저항에 부닥칠 것” / 508호 3면 「산업계, “공무원은 궁예가 아니다…법대로 하자”_산림청,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법 취지는 목재자급률 높이기”…3명이 검토해 ‘입법예고’」 참고>

산업계의 저항이 거세지자 산림청이 들고 나온 잣대가 이른바 ‘고추장 잣대’다.  산림청에 따르면 원산지 결정기준은 관세법과 시행규칙에 정리가 되어 있고, 이 관세법에 따라서 농림부 역시 농수산물 원산지표시에 관한 법률에서 ‘국내에서 생산·채취된 원료가 모두 국산인 가공품만 국산의 범위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국산목재제품 역시 국내 원목을 이용해서 생산·가공된 제품이라는 것.
나아가 대부분 국산 원목을 사용하지만 수입원목을 사용하는 제재소에서 나온 부산물이 일부 투입된, 국내 생산 MDF 역시 국산목재제품이 아니라고 산림청은 해석했다. 농수산물 원산지표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원재료 중 어느 하나라도 국산을 쓰지 않으면 국산으로 표시할 수 없는 고추장처럼 MDF도 같은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논리다. 이른바 ‘고추장 잣대’다. 

그런데 이와 같은 잣대는 목재제품의 국제적인 원산지 표시 규칙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 목재시장에 큰 혼란이 예상될 뿐 아니라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당장 중국의 경우 ‘블랙홀’로까지 불리며 세계 곳곳에서 원목을 수입해 합판, 집성재, 바닥재, 벽마감재 등 갖가지 목재제품으로 가공해 수출하고 있다. 물론 원산지 표시는 ‘중국산’이다. 우리나라 목재시장 역시 이들 ‘중국산’ 제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원산지 표시 원칙은 중국뿐 아니라 일본, 캐나다, 미국, 베트남, 핀란드 등 할 것 없이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규칙이다. 하지만 산림청의 잣대대로라면 이 모두가 국내시장에서는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단속돼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나무신문 511호 3면 「수렁에 빠진 목재법 “일이 점점 꼬이네”_산림청, “국내에서 생산된 원목 100% 사용하지 않으면 ‘국산’목재제품 아니다” 산업계, “원목 수입해서 만든 ‘중국산’도 원산지표시 위반으로 단속할 것인가?” 참조」>

주로 건축재로 사용되는 목재제품을 농산물과 같은 범주에 놓은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산람청의 입장 역시 5월로 들어서며 변화하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산림청 목재산업과 관계자는 2일 “(목재제품의) 원산지 문제는 법 및 공산품 사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업계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계에서도 이에 대해 당연한 귀결로 받아들이며 환영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나무신문 512호 3면 「산림청, 목재제품 원산지 문제 재검토 중_산업계, “목재법이 성공하려면 산업계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참조>

그런데 이 문제는 5월15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을 넘어서 더욱 악화되는 양상으로 전환됐다. 목재산업과는 이날 (사)대한목재협회, (사)한국목재보존협회, (사)한국합판보드협회, (사)한국목재칩연합회 등을 수신자로 하는 공문을 통해 그간의 ‘고추장 잣대’를 다시 한 번 고수하는 입장을 밝혔다.

더욱이 이 공문이 목재제품의 원산지 표시 원칙을 △수입품과 국내 생산품, △국내 생산품을 수출할 때와 국내 시장에 팔 때를 각각 달리해 적용하겠다는 듯한 내용이어서 산업계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목재산업과 시행으로 돼 있는 이 공문의 결재권자가 임상섭 산림산업정책국장이라는 점이 심상치 않다는 시각이다. 

한 협회 관계자는 “목재산업과에서 시행한 공문의 결재권자는 보통 목재산업과장”이라며 “내 기억으로는 산림산업정책국장이 결재한 것을 받아본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목재제품의 원산지 표시 원칙에 대한 산림청의 ‘고추장 잣대’ 적용 입장이 더욱 강화된 것이라는 풀이다. 아울러 산업계의 반발도 더 거세질 조짐이다.

대한목재협회 양용구 이사는 이례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당 공문을 그대로 공개하고 이 문제를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양 이사는 이에 대해 “목재제품이 농수산물이냐”고 반문한 뒤, “산림청은 국산목재제품의 원산지 규정을 농수산물의 원산지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아전인수 격으로 관련법을 적용 및 해석하고 있는 것”이라며 “수입원목을 사용하여 만든 제재목은 국내에서는 국산이 아니고, 수출할 때는 국산이 되는 이중국적의 웃지 못 할 상황이 된다”고 꼬집었다.

유성진 한국목재재활용협회장은 “‘MADE IN KOREA’라는 것과 100% 국산 원자재 사용제품에 대한 인증 및 지원제도를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며 “(산림청이) 규제와 지원을 한 가지 제도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목재산업과 관계자는 “(공문은) 지금까지의 검토방향이 그렇다는 것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 관련법을 찾아보고 있다”면서, 결재권자가 김원수 과장에서 임상섭 국장으로 바뀐 것은 그 만큼 이 내용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맞다”라고 답했다.

한편 지난해 신설된 목재이용법 제19조②항은 “국가ㆍ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기관의 장은 국제협정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미만의 목재 또는 목재제품에 관한 조달계약을 체결하려는 때에는 국산목재 또는 국산목재제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비율 이상으로 우선 구매하여야 한다”고 강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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