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가이스트 목조주택 평당 시공비 700만원?
자이가이스트 목조주택 평당 시공비 700만원?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3.08.17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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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생산 제품에 대한 판매가”…수도와 전기도 없이 공장 마당에서 살면 가능?

1. 평당(3.3㎡) 건축비 600~700만원은 어떻게 산출된 금액인가요?

2. 평당 건축비 600~700만원은 기초 토목공사와 운송비 등이 빠진 금액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부분을 기본적인 건축비에서 제외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부분 없이 건축주가 원하는 곳에 집을 짓는 게 가능한지 알고 싶습니다.

3. 콘크리트 아파트 건설에 철근이 빠져서는 안 되는 것처럼(GS건설은 ‘순살 자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모듈러 목조주택에서 <2번 항목>은 필수요소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이가이스트에서 이 부분을 의도적으로 삭제했다면, 사정에 어두운 건축 소비자들을 호도하는 눈속임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이는 또 목조주택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으로 이어져 시장 전체를 위축시키는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자이가이스트의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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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당(3.3 m) 건축비 600~700 만원은 어떻게 산출된 금액인가요?

•자이가이스트는 경량목구조 단독주택을 프리페브(Prefab) 방식으로 제작 공급하는 회사로, 공장 생산 제품에 대한 판매가를 고객에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자이가이스트의 프로토타입(Prototype)의 판매가는 정액화 되어 있으며, 규모 및 사양에 따라 다르지만, 30~40 평형대를 기준으로 2억~3억(VAT 포함) 수준이며, 이를 실내면적 기준으로 나눴을 때 평당 600~700 만원 수준이 됩니다. 실제 고객에게 가장 인기있는 38D2 Type의 경우 실내면적기준으로 평당 630 만원대이며, 건축연면적(인허가 기준)으로는 평당 590 만원대입니다.

2) 평당 건축비 600~700 만원은 기초 토목공사와 운송비 등이 빠진 금액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부분을 기본적인 건축비에서 제외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부분 없이 건축주가 원하는 곳에 집을 짓는 게 가능한지 알고 싶습니다.

•상기 금액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의 판매금액입니다. 건축주가 단독주택을 건축하기 위해 수행해야 할 기초 토목공사와 해당 제품의 운송비는 자이가이스트와의 계약 범위가 아닙니다. 또한 기초 토목공사의 경우 건축주가 가진 대지의 위치와 형질, 형태에 따라 금액을 추산할 수 없으며, 운송비 역시 위치에 따라 금액을 정액화 할 수 없습니다. 이에 고객 상담시 자이가이스트 판매가 외에 고객의 편의를 위해 대략적 금액을 안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3) 기초 토목공사와 운송비를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인지?

• 상기 1, 2 번 답변으로 갈음 합니다.

 

‘GS건설이 만든 단독주택 브랜드’ 자이가이스트(대표 남경호)의 건축비가 논란이다. 위는 이에 대한 나무신문의 질문과 자이가이스트의 답변이다. 

자이가이스트는 모듈러 목조주택을 출시하고, 이들 주택가격이 평당 600~700만원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호객을 위한 눈속임’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자이가이스트에서 주택가격이라고 알리고 있는 이 가격은, 그야말로 공장에서 생산되기까지의 가격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건축주가 자이가이스트 공장 마당에 놓인 주택에 살 수 있을 때의 가격이다. 여기에는 전기도 없고 수도도 없고 가스 및 정화조도 없다. 또 모듈러주택도 현장에서 옮겨진 이후 현장 시공 주택에 준하는 현장관리인 선임 등 각종 행정비용이 발생한다. 아울러 현장까지 이동하기 위한 운송비도 만만한 수준이 아니다. 이런 비용이 모두 빠진 가격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러한 비용을 모두 감안하면 최종 건축비는 800~900만원까지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자이가이스트에서 주장하는 평당 600~700만원의 건축비가 공교롭게도 일반적인 현장 시공 목조주택 업계의 단가라는 점에서 ‘눈속임’이라는 의혹의 눈길을 받고 있다.

단가 경쟁력에서 밀리는 자이가이스트가 일반적인 목조주택 시공업계와 눈에 보이는 가격으로 맞춤으로서 일종을 착시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것. 때문에 이에 실망한 예비 건축주들이 목조주택 자체에 등을 돌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착시효과로 호객…목조주택 자체에 등돌릴 수 있어
나무신문이 입수한 자이가이스트 건축 상담 자료에도 이러한 ‘착시효과’는 그대로 나타나 있다. 이 자료는 예비 건축주가 직접 서울 종로 자이가이스트 본사에서 상담을 받고 받아온 것이다. <사진>

예비 건축주가 자이가이스트로부터 받은 건축상담 자료.
예비 건축주가 자이가이스트로부터 받은 건축상담 자료.

자료는 3억9900만원이라는 ‘가격’으로 시작된다. 이는 1층 54.9평과 기타면적 12.1평을 더한 총 67평의 금액으로, 평으로 환산하면 600만원도 안 되는 돈이다. 여기에는 토대, 골조, 단열, 방수, 기밀, 난방, 외장, 지붕, 창호, 수장, 도어, 타일, 욕실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는 앞에서도 지적됐듯이 어디까지나 공장에서 생산됐을 때의 가격이다. 건축주들이 공장 마당에서 전기와 수도도 없이 살 수 있을 때의 가격이라는 말이다. 

상담자료 맨 아래에 있는 ‘계약외 사항(건축주 직영사항)’이 들어가야 건축주가 원하는 곳에 비로소 집을 지을 수 있다. 계약외 사항에는 △상하차 운반, △토목 ▷평판재하·지질조사 ▷기초공사 ▷데크공사 △인입 ▷임시전기 ▷본전기 ▷통신 ▷가스 ▷수도 △오하수 ▷단독정화조 ▷오수합병정화조 ▷종말처리장연결 ▷정화조박스 △행정1 ▷건축신고(현장관리인 선임 별도) ▷감리비 △행정2 ▷개발행위 ▷전용부담금 ▷재해예방기술지도 ▷경계·분할·현황 △토목2 ▷성절토 ▷석축공사 ▷옹벽공사 ▷보강토옥사 ▷조경공사 ▷철거공사 ▷우수공사 등이다. 

동네의 작은 시공사도 아니고 자이가이스트가
현재 현장시공을 주로 하고 있는 한 목조주택 시공업체 관계자는 이에 대해 “통상적으로 현장시공 목조주택 건축비에서도 주방가구나, 정화조, 정원, 옹벽공사 등 별도항목으로 잡히는 부분들이 많다”면서도 “그런데 기본적인 기초공사나 현장소장 혹은 관리인 및 행정비용까지 별도항목으로 뺀 것은 이례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존 시공업계에서는 이러한 비용을 모두 포함해서 평당 600~700만원 선에서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며 “공교롭게도 자이가이스트에서도 이 가격을 내걸고 있는데, 별도항목들 모두 더하면 평당 800~900만원까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장에서 생산된 모듈러주택의 필수요소 중 하나인 운반비도 문제다. 자이가이스트는 모듈 당 100만원에서 거리별로 차이가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앞서 말한 시공업체 관계자는 “70평 대의 목조주택을 건축박람회에 출품하기 위해 사용한 운반비가 왕복 5000만원이 넘었다”며 “모듈러주택 운반비도 만만한 금액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모듈러주택을 생산, 시공하고 있는 한 업체의 관계자는 “한 모듈의 기본적인 크기는 3×3㎥인데, 보통 집 한 채 당 적게는 4개에서 많게는 10개까지 나온다”면서도 “그러나 디자인적인 요소를 감안하면 모듈 크기가 3×3㎥를 넘어서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 경우에는 운반비가 더 비싸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듈러주택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현장시공 업계와 다르게 운반비가 별도로 책정되는 경우도 있지만, 기초 토목공사와 현장관리인 등도 별도로 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모듈러주택은 아니지만 공장에서 기초적인 자재 가공을 완료한 다음에 현장에서 조립, 시공하는 중목구조 프리컷 목조주택 전문업체 대표는 “우리도 주요 공정을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운반비를 별도로 한다는 것은 넌센스인 것 같다. 콘트리트 주택에서 레미콘 운반비를 따로 받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또 프리컷 목조주택 시공비에는 기초적인 토목공사와 현장관리인 선임 비용 등이 모두 포함돼 있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격을 낮춰 부르면 ‘호객’이야 되겠지만, 그런 착시효과로 최종 계약까지 성사될지 의문이다”며 “동네의 작은 시공사도 아니고 자이가이스트처럼 큰 기업에서 실망감은 느낀다면 예비 건축주들이 목조주택 자체에 등을 돌려버리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나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