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고층 목조건축 시대, 서막이 올랐다
한국형 고층 목조건축 시대, 서막이 올랐다
  • 황인수 기자
  • 승인 2019.05.31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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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신문] 최근 영주시에 준공된 한그린목조관은 국내 최고층 목조건축물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그동안 목재 이용 및 목조건축기술 연구를 꾸준히 수행해 건축 비용을 절감하고 내화, 내진, 차음, 단열 등 건축물의 품질을 향상시켰다는 점에서 더 큰 의의가 있다. 특히 건축법상 5층 이상 목조건축물에 요구되는 2시간 이상 내화 성능을 처음으로 충족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한그린목조관의 성공적인 완공에 힘입어 2022년 건설될 10층 규모의 목조아파트에 대한 기대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주)건축사사무소 아이디에스가 설계한  2016년 4층 규모의 목조건축물인 ‘산림유전자원부 종합연구동’과 영주 ‘한그린목조관’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어 이 두 목조건축물의 설계 및 건축 정보를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산림약용자원연구소 별관 ‘한그린목조관’

국산 목재와 CLT로 지은 고층목조건축의 상징

전면도로에서 바라 본 전경
전면도로에서 바라 본 전경

산림약용자원연구소의 별관 건물인 한그린목조관은 콘크리트구조의 계단실과 엘리베이터실을 제외한 모든 구조를 중목구조로 설계한 건축면적 128.4평(424.6㎡), 지상층 연면적 968.6㎡를 포함 총 1233.1㎡(373평)의 넓이, 높이 19.12m의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이다. 기둥과 보 모두 국산 낙엽송 각재를 사용했으며, 바닥은 CLT를 사용했다.

한그린목조관 1층엔 아이돌봄센터와 일반 시민들이 목조건축을 체험할 수 있는 공유공간이 있다.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107.8㎡ 넓이의 공유 책방, 49.5㎡의 북카페, 199.0㎡의 공유마당이 있다. 1층 공유공간 넓이는 356.3㎡. 2층은 전시 공간이고, 3층~5층은 산림약용자원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생활하는 24㎡∼50㎡ 사택용 방 10개가 들어서 있다.

이면도로에서 바라 본 전경
이면도로에서 바라 본 전경

건축개요
주  소: 경북 영주시 가흥동 1718번지
구  조: 콘크리트조(계단실, 엘리베이터실)+중목구조
연면적: 1,233.1㎡(373평)(지상층 연면적: 968.6㎡)
건축면적: 424.6㎡(128.4평)
대지면적: 933.8㎡
건폐율: 45.47%
용적율: 132.05%
규  모: 지하 1층, 지상 5층(최고높이: 19.12M)
세대수: 13+1(공용공간)
주차대수: 13대 

자재 정보
구조(목구조+콘크리트)
    기둥: 낙엽송 각재 330㎜×330㎜
      보 : 낙엽송 각재 240㎜×420㎜
바닥      ① CLT: 150㎜ CLT+THK15 방화석고보드 2겹
      ② 경골장선구조: THK18 OSB+38×235 
            구조목@450+THK19 방화석고보드 2겹+THK15 방화석고보드 1겹
벽체 : 150㎜ CLT+THK15 방화석고보드2겹
엘리베이터 코어 : 철근콘크리트 구조

전면 버스정류장에서 바라 본 연구동
전면 버스정류장에서 바라 본 연구동

한그린목조관의 기본계획

도시목조건축 통한 새로운 주거유형 제안
미래건축의 화두는 친환경과 공유이다. 20세기 콘크리트 아파트의 폐해에서, 친환경 재료인 목재를 적극 도입하고 공유공간의 확대로 새로운 협력적 주거 모델개발은 바로 도시목조화에서 시작된다. 

구조용 집성판(CLT)을 활용한 대형 목조건축의 상징(Tall Wood)이 될 한그린목조관은 구조용집성판과 중목구조의 결합을 통한 고층 목조화, 저탄소 사회 구축을 위한 목재의 고부가가치화, 내진 및 횡하중을 고려한 콘크리트+목재의 하이브리드화를 추구한다.

‘맞춤과 이음’의 현대적 가능성(Wood Tectonic)을 구현하는 건축물로써 국내산 낙엽송을 활용한 구조용 집성재 기술의 구축과 현대 감각에 적합한 결구의 활용 가능성, 철물 혼용을 통한 장부맞춤 기술발전의 가능성을 시현한다.

공동주택의 공유 및 협력적 공간성(Co-Living Space)을 갖는 건출물로 마을단위의 협력적 주거공동체를 실현하고,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공유공간 확대 및 공유와 사유의 전이공간을 확보한다.

사랑방 카페에서 돌봄센터를 바라 본 모습
사랑방 카페에서 돌봄센터를 바라 본 모습
돌봄센터 내부 전경
돌봄센터 내부 전경

Tall Wood, Wood Tectomic, Co-Living Space
고층목조(Tall Wood)건축물 구현을 위해 콘크리트와 구조용집성판 결합을 통한 고층화 기술을 개발하고, 국내환경에 적합한 구조용 면재료와 중목구조의 결합, 콘크리트와 구조용면재료의 합성슬라브 개발 등을 추진한다.

목조의 구축법(Wood Tectonic)으로써 현대감각을 지닌 목재활용 건축기술과 2시간 내화구조에 활용 가능한 사용 기술 및 재래 결구방법의 현대화, 단순화를 실현한다.

협동주거공간(Co-Living Space)을 위해 길과 마당의 도입을 통한 구성원 간의 교류 확대를 유도하고, 마을단위의 공유 프로그램(공유주방, 공유테라스, 공유 공부방, 공유 목공방 등) 도입에 따른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골목어귀 공간(외부 계단)과 사랑방(공동거실)의 결합을 통한 주거 공동체의 새로운 유형화를 실현한다.

연구동 1층 입구에서 마당을 통해 돌봄센터를 바라 본 모습
연구동 1층 입구에서 마당을 통해 돌봄센터를 바라 본 모습

 


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부 종합연구동

글루램 설계로 건축 시장의 새로운 대안 제시

한그린목조관이 지어지기 전까지 국내 최고층 목조건축물은 2016년 준공한 수원 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부 종합연구동이었다. 아이디에스건축사사무소(대표소장 이동형)에서 설계, 현상 공모에 당선돼 건축된 이 목조건축물은 친환경 재료인 목재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종합연구동 건립에 쓰인 목재량은 약 200㎥로, 건물의 하중을 담당하는 기둥과 보는 모두 국산 낙엽송 목재를 사용했고, 목재가 저장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약 318톤(tCO₂)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건물은 또한 국내 최초로 건축법에서 허용하는 최대 규모로 지어진 목조건물이며, 구조안정성 시험과 내화(耐火) 인증 등을 거쳤다는 점과 건축 재료의 물성(物性)을 최적의 비율로 조합해 목재의 현대적 감각을 이끌어냈다는 점 등을 높이 평가 받았다. 종합연구동은 기둥재와 마감재 대부분을 목재로 사용해 친환경적인 느낌뿐만 아니라, 계단과 마감재 사이에 적절한 구로철판(열연강판)을 더해 시원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구축했다.

산림유전자원부 종합연구동은 지상 4층 연면적 4526㎡에 연구실 10실, 실험실 10실, 회의실 5실 및 연구행정업무를 위한 사무실 4실 등으로 구성됐다.

건축개요
대지위치(주소)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온정로 39 
대지면적 : 22,982㎡
건축면적 : 1,395.88㎡
연 면 적 : 4,552.55㎡
건 폐 율 : 17.32%
용 적 률 : 38.21%
주 차 장 : 47대
구 조 재 : 목구조(낙엽송 공학목재)+철근콘크리트
설   계 : 배기철/울산대학교+이도형/(주)건축사사무소 아이디에스(서울시 강남구 도곡로 1길 14 삼일프라자 1512/02-554-4422)
구   조 : (주)창민우 구조컨설턴트  김종호,조소훈
감   리 : (주)선진엔지니어링
기계설비/소방 : (주)우원 엠엔이
전기설비/소방 : (주)일신 이엔씨
토   목 : (주)청아 엔지니어링
인테리어: (주)인하우즈
사   진 : 박영채
시   공 : 티에스종합건설(주), 경민산업

자재정보        
창 호 재 : 신양 리젠창호
단 열 재 : 경질우레탄 폼 단열재
마 감 재 : 이엘징크, 아코야목재, FC패널
지 붕 재 : 이엘징크
철    물 : 심슨스트롱타이
투습방수지 : 지붕-프로클리마 솔리텍스 멘토 / 벽체-프로클리마 솔리텍스 파워

산림유전자원부 종합연구동의 설계 컨셉

국산목재 사용 중목구조의 새로운 시도
산림유전자원부 종합연구동 프로젝트는 국내법이 허용하는 최대 규모인 높이 18미터, 4층 미만의 대형 중목구조 형식의 건축물을 현실화 시키되, 국내산 낙엽송의 글루램이 잘 드러날 수 있는 공간을 디자인하는 작업이며, 이를 바탕으로 목재가 한옥이나 인테리어에 국한 된 한정된 구조나 자재가 아닌, 국내 건설시장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밝히는 작업이었다. 특히 친환경, 저탄소 저에너지 건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 서구식 경골목구조를 지양하고, 국내산 목재를 활용한 중목구조의 시도는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중정적 공간 : 무기력함에서 생동감으로
60년대 후반부터 조성된 연구소는 남향으로 순차적으로 건립 되다 보니, 건물들 간에 어떤 공간적 관계성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따라서 계획의 출발점은 새로 건립될 연구동을 중심으로 건물과 건물, 건물과 연구포지와의 관계를 맺어 주는 일로 시작되었다. 연구단지의 얼굴로서 건물이 가져야 하는 정면성과 기존 건물과의 유기적인 연계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각선 방향의 새로운 길을 놓고, 건물들 간의 위요된 중정을 만듦으로써 넓기만 했던 외부환경에 공간적 특징을 부여했다. 특히 연구포지에 조성된 소나무 군락을 활용함으로써 완성도 높은 중정적 공간을 계획할 수 있었다. 낙후된 시설에서 오는 무기력함을 활동적 에너지가 넘치는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이 본 디자인의 핵심적 개념이다.

사용성에 따른 다양한 구조계획
건축구조는 사용 목적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철골조이기에 건물 전체를 철재로만 디자인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프로그램에 따라 행정실과 연구실로 나누고, 이를 다시 행정실과 회의실, 연구실과 실험실 등으로 사용에 따라 영역을 구분했다. 실험실 환경에서는 콘크리트 구조로, 연구실 환경은 글루램을 통한 기둥과 보 구조로, 행정 및 회의 공간에서는 다양한 철물 조인트를 이용한 새로운 결구방식의 복합구조로, 목재의 아름다움이 배가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국내 최초 4층 중목구조 프로젝트
건축은 지역에 따라 발전된 양식의 정도가 다르다. 지역에서 생산되고 공급될 수 있는 재료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세계화가 이루어진 현재 시점에서 다시 지역성을 거론한다는 것이 적절한지는 모른다. 그러나 목재를 건축구조재로 사용한다는 것은 지역적 수종의 특징이 담긴 자재로 건축적 공간을 실현하겠다는 의지이다. 자재와 기술 그리고 디자인 모두를 수입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고도의 건축적 의지가 담긴 정신이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4층 중목구조 연구소는 이런 점에서 국내 건축산업에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 프로젝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