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한 조경기업! 디자인나눔
HOT한 조경기업! 디자인나눔
  • 박광윤 기자
  • 승인 2012.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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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시설물 업체탐방 ②

▲ 퍼골라(DNP-560)/ 직선과 부드러운 곡선이 잘 어우러지는 커뮤니티 퍼골라로 공원과 아파트단지, 어린이공원에 적용가능하며, 면과 선, 벤치와 기둥이 조화로운 벤치일체형이다. 규격 : 5000 × 3800 × 3400(h) 재질 : STL-PIPE, STL-PLATE, HARD WOOD, POLYCARBONATE
정든 직장을 자기 발로 떠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주로 세 가지다. 연봉, 전망, 존중! 뜬금없이 ‘이직’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번에 소개할 공공시설물 업체 ‘디자인 나눔’이 품고 있는 창업정신 때문이다. “회사이름이 왜 ‘나눔’입니까?”

사실 질문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거창한 답을 예상했다. ‘사회, 국가, 나아가 세계 인류에 대한 나눔’ 이라고 말하는 것이 공적 매체에 대한 작은 예의가 아닐까 생각했던 거다. 그러나 디자인 나눔의 김대웅 대표는 꾸밈이 너무 없었다.
“직원들에게 나눠주겠다는 뜻입니다”

 

▲ 쓰레기 분리 수거소(DNRS-110) / 직선의 반복에 의한 현대적인 이미지를 세련되게 표현한 디자인으로 시설물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쓰레기 분리 수거소. 규격 : 4500 × 3600 × 2800(h) 재질 : STL-PIPE, STL-PLATE, HARD WOOD, POLYCARBONATE

2년도 안돼 ‘최고’가 된 기업, 업계 최다 디자인 인증
‘디자인 나눔’은 2010년 10월 설립해 2년도 채 안된 신생기업이다. 처음 몇 달간은 수익이 없어 고전을 하다가 이듬해 2011년 4월 첫 발주를 했다. 이후 꾸준한 수주가 이어졌고 많진 않지만 첫 해부터 흑자를 달성했다. 적자 없는 첫 해를 맞는 것은 창업자들에게 쉽게 찾아오는 행운이 아니다. 게다가 올해 매출 성장은 적어도 두 배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표는 “우리 같이 작은 회사는 두 배라고 해봐야 얼마 되지 않는다”며 겸손을 보였지만, 놀라운 성과는 이것만이 아니다.

▲ 벤치 겸 트랠리스(DNTS-100)/ 목재와 금속의 연속적인 배치와 사용으로 심플하면서 현대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다. 이용자에게 잠깐의 ‘휴식’을 안겨 주는 트랠리스. 규격 : 3400 × 1000 × 2700(h) 재질 : STL-PIPE, STL-PLATE, HARD WOOD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시설물 디자인 분야에서 단연 두각을 보이며, 서울시, 경기도 등 각종 우수공공디자인 인증제에서 35개 제품이 등록되어 업계 최다 인증수를 확보했다. 특히 지난해 80개가 넘는 업체가 참여해 관심이 집중됐던 LH의 2011 조경시설물 설계공모에서 가작에 선정되는 등 이 분야 선두 그룹으로 당당히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디자인 나눔’에 ‘최고’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이유는 창업 정신 실천에 있다. 창업초기라 넉넉치 않은 실적에도 첫 해부터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나눠주었고, 지난해에는 직원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해외 선진 시설물 견학도 할 겸 가신건가요?” “머, 그냥 놀러갔었습니다” 아마 솔직함으로 따져도 이 분야 최고가 아닐지?!

 

▲ 조형벤치(DNB-420) /부드러운 곡선의 흐름이 벤치까지 연결되어 안정감을 주는 디자인으로 조형적인 오브제로 사용가능하며 독특한 개성을 주는 조형벤치. 규격 : 4000 × 1360 × 2600(h) 재질 : STL-PIPE, STL-PLATE, HARD WOOD

김대웅 대표는 ‘독일 스타일’, 실용미 추구
사실 디자인 나눔에는 ‘직원과의 나눔’ 외에 한 가지 의미가 더 있다. 그것은 ‘약자를 위한 디자인’이다. ‘디자인을 통해 사회적 소외계층과 나눔을 실천’한다는 뜻이다.

이는 독일 유학 시절 체득한 가치관과 무관하지 않다. 김대웅 대표가 4년간 독일에 있으면서 느낀 네 가지는 ‘공공시설물’이 매우 간결하고 마감이 깔끔하다는 것, 국민 대부분이 정직원으로 약 두달간의 휴가를 주는 ‘기업문화’, 한국에 비해 답답할 정도로 느린 ‘서비스업’. 세금은 많지만 안정된 ‘사회보장제도’다.

▲ 청도군 문화체육시설사업소 쓰레기 보관소(DNRS-100S) /경상북도 청도군 문화체육시설사업소 클린하우스 설치사업의 일환으로 설치된 디자인 나눔의 쓰레기 보관소로, 친환경 자재인 목재와 철재의 조화로운 하모니를 통해 공간의 격을 높이고,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품 수거 기능에 효율성을 높인 디자인이다. 벽면에 초화류 식재 공간을 두어 친환경적인 경관미를 연출하였다.

단점도 있지만 장점이 많은 나라로 독일을 떠올리며, 특히 독일의 공공시설물은 디자인 나눔이 지향하는 디자인 모티브가 되고 있단다. 한국의 공공시설물에는 불필요한 장식적 디자인이 너무 많은데 반해, 독일은 전적으로 기능만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벤치의 경우 기본적으로 앉는 게 주목적인데, 이것에 형태적인 미를 가미하다보면 앉기가 불편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벤치로서 주목적을 상실하게 되는 것인데, 이것이 디자인을 하면서 항상 주의하는 점이기도 하다. 또한 독일은 공공공간에 시설물을 많이 넣지 않으며, 시설물의 볼트 너트 사용시에도 육각렌치로만 풀 수 있도록 설치해 한번 설치하면 훼손이 쉽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 철학’과 실용미를 추구하는 ‘디자인적 지향’ 모두 ‘독일 스타일’인 셈이다.

 

▲ LG디스플레이 파주R&D센터 내 퍼골라 /직선적인 모던함을 강조한 퍼골라로 심플하고 규칙적인 목재 배열은 간결하면서 모던한 느낌을 준다.

목재는 디자인적으로 우수한 소재
디자인 나눔의 사업 범위는 놀이시설물을 제외한 모든 공공시설물이며, 디자인에서 제작, 설치까지 설계, 생산, 시공, 관리 프로세스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특히 모든 시설물에 목재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철재는 차가운 느낌의 재료로 최근 철재로만 된 시설물을 공원에 적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철재 벤치는 일부 건물 앞이나 도심 광장 정도에 사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대부분 시설물에 목재를 적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 심플함이 돋보이는 휴지통 디자인 /직선적인 형태와 부합하는 기능성을 부여하고 쓰레기 수거시 관리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디자인 나눔의 휴지통 디자인이다.

목재는 따듯함을 전달하는 재료로, 원목 질감이 우수해 디자인적으로도 좋은 소재이다. 김대표는 조경분야에서 쓰이는 목재는 예전부터 가장 많이 선호해오던 것들로 제한적이라며, <나무신문>이 조경시설물에 적합한 좋은 목재를 조경인들에게 소개해 주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 4대강 이포보 현장 퍼골라(DNP-660) /4대강 경기도 여주의 한강3공구 이포보 현장에 설치된 퍼골라로 지역의 랜드마크로 활용가능한 지붕선의 유려한 곡선과 목재선의 반복적인 배치가 어울리는 아치형 커뮤니티 퍼골라이다. 원형 기둥과 지붕을 일체형으로 배치하여 안정감을 준다. 규격 : 7000 × 3400 × 2200(h) 재질 : STL-PIPE, STL-PLATE, HARD WOOD, POLYCARBONATE

비결은 꿈과 미래에 있다
디자인 나눔이 2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그것도 불황기에 급성장을 이룬 비결은 결코 ‘영업’이 아니었다. 기본을 지키고, 사람을 중시하는 기업 철학이 기업의 외적 내적 조건 전반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눈 앞의 이익보다 꿈과 미래를 위해 전진하는 젊은 기업의 야무진 도전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나눔’은 반이 되는 것이 아니라 두 배가 되는 것이므로, 앞으로 더욱 멋진 ‘나눔’으로 더 큰 꿈을 향해 나갈 것을 기대해 본다.

▲ 자전거보관소(DNC-400) /어느환경에서나 잘 어울릴 수 있는 단순한 구조와 심플함을 주는 디자인으로 상부의 목재는 블라인드의 느낌을 주며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한 모던하고 심플한 디자인이다. 규격 : 4000 × 1500 × 2200(h) 재질 : STL-PIPE, STL-PLATE, HARD WOOD, POLYCARBONATE

자료제공 : 디자인 나눔 (www.d-nanum.co.kr, 02.2672.2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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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웅 대표

“하이브리드 시대, 조경시설물도 진화中”

우수공공디자인 인증제에서 업계 최다 제품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 비결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이점이 있는가.
회사가 생긴 이래 우수공공디자인으로 35개 제품이 선정됐고, 공모전에선 8번 정도 당선됐다. 우리가 추구하는 디자인은 기능성이 돋보이는 형태미에 있다. 초창기 공공디자인은 시설물의 기능성보다 형태미를 강조하는 디자인이 선호됐지만, 최근엔 우리 디자인의 가치가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본다.

우수공공디자인으로 선정되면 서울시의 경우 선정된 제품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다른 지역은 아직 권고사항이지만 이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경기도 충청도 등은 등록된 제품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등록 제품만 사용하기에 힘든 여건이 있다.

또한 우리는 전략적으로 수목보호덥개, 플랜터, 자전거 거치대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이 시설물들은 현재 인증된 제품이 5~6개 밖에 없어서, 우리 제품을 사용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실제 특별한 영업 없이도 설치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 다른 조경시설물 업체는 퍼골라와 벤치 위주인데, 이들 시설물군은 5~60개의 인증 제품이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조경시설물 업체의 현황은 어떻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요즘 조경시설물은 R&D 사업 내실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초창기에는 학이면 학, 매우 직설적인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은유화되고 간결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태양광, 빗물, 인간동력 등 2차 에너지를 활용한 시설물이 많아지고 있고, 다른 산업분야와의 접목을 통한 시설물 개발이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예를 들면 대기오염도에 따라 조명의 색깔을 달리 나타내 대기오염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시설물도 있고, 인간동력을 활용해 조명을 밝히는 시설물도 있다. 지금은 다른 분야와 접목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IT도 끌어들이고, 재생에너지도 끌어들이고.

 

일부에서는 조경시설물에는 저가형 목재를 사용한다는 지적이 있다. 조경시설물에 쓰이는 목재의 현황은 어떤가.
관리 책임이 있기 때문에 질을 고려하지 않은 저가형 목재를 사용하는 조경시설물 업체는 적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고가 목재를 사용하기에도 힘든 구조가 있다. 문제는 단가에 민감한 ‘갑’에게 있다. 조경시설물의 특성상 대부분 관공사나 건설사의 요구에 맞춰야 하는데, 최근에 단가 요구를 맞추지 못해 견적 자체를 포기한 적도 있다. 그렇다고 저가형으로 제작해서 발주하면 하자 발생으로 손해가 더 클 것이므로 제품의 질은 적정선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또한 기능과 디자인에서 차이가 없다면 굳이 비싼 목재를 살 필요도 없으므로 목재에 대한 이해와 가치를 공유하고, 이용 확대를 꾀하는 것은 시설물 업체보다는 목재분야의 몫에 해당한다.

조경시설물은 대부분 원목을 사용하게 된다. 합성목재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 합성목재는 강도가 약해 부러지는 경우가 발생해서 AS 문제로 보편적이진 않은 듯하다. 방부목은 꺼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환경관련 시설물인데 해를 끼치면 안되기 때문이다. 조경시설물에 많이 쓰이는 수입산 하드우드가 몇 개 있는데, 가격대 성능에 가장 적합하여 예전부터 사용되던 것들이다.

 

<나무신문>이 최근 다수 조경업체에 배포되고 조경과 목재분야의 가교 역할을 해나갈 예정이다. 한마디 부탁드린다.
조경전문가들이 목재전문가는 아니므로 목재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한다. 이에 <나무신문>이 조경분야에 적합한 목재를 소개하는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조경시설물에는 오래가고 유지관리가 용이한 목재가 좋다. 또한 품질은 평준화되어 있어 디자인이 차별화 요소이므로 조경시설물 디자인이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는 목재라면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목재는 오일스테인을 바르면 잘 안먹는 경우가 있었다. 색이 잘 먹는 목재도 디자인 의도가 잘 반영되는 재료가 될 것이다. 좋은 정보가 있다면 제안해 달라.
 

▲ 2012 서울시 공공시설물 표준형디자인 현상공모당선작 /이 공모전은 공공시설물 디자인 개선으로 서울의 정체성 확립 및 조화로운 가로이미지를 창출하고, 보행자 시각에서의 기능성 및 안전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반영한 표준형 디자인 정립을 위하여 매년 상반기에 실시되고 있다. 이번 현상설계공모는 도시환경과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디자인 개선이 필요한 도시시설물 중 지하철 외부출입구 폴사인, 벽부형 종합안내도 등 지하철 통합사인 시스템 등 10개의 필수 디자인과 지상부 냉각탑 가림벽 3종류를 포함해 공공시설물 총 2종을 대상으로 했다.

▲ 제8회 서울시 우수공공디자인 인증제(SGPD) 선정 /서울시는 지난 6월 2012 제8회 서울우수공공디자인 인증 제품으로 펜스, 벤치, 보도블록, 방음벽, 휴지통, 자전거 거치대, 가로등, 수목보호덮개, 음수대, 신호등, 퍼골라 등 104점을 선정했다. 서울우수공공디자인으로 선정된 제품은 인증서와 함께 해치인증마크 사용권을 부여받고 서울시 발주사업 우선 적용,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홍보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디자인 나눔은 휴지통(DNT-310), 벤치(DNB-121), 수목보호덮개(DNG-410)의 3제품이 선정돼 최근 1년 6개월 동안 14개 제품이 서울시우수공공디자인으로 선정되었다.
▲ 2011 LH 조경시설물디자인 현상설계공모에 선정된 디자인 /임대지구에 적용하는 A군과 분양지구에 적용하는 B군으로 나뉜 공모전은 2년 동안 LH의 공동주택단지 내 조경시설물 설계에 반영된다. 디자인 나눔은 LH만의 디자인 정체성을 찾고자 조형성과 LH가 표방하고자 하는 콘셉트를 조화롭게 디자인에 반영하여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