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월류한천’ 구경 한 뒤 맛보는 생선국수
여행/‘월류한천’ 구경 한 뒤 맛보는 생선국수
  • 장태동
  • 승인 2007.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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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도 걸려 쉬어 간다’는 월류봉, 그 아래 흐르는 냇물은 물이 차다해서 이름 붙여진 ‘한천’이다. 푸르게 물든 산과 푸르게 물 오른 물이 만나 ‘월류한천’이라는 풍경을 만들어 내고 사람들의 발걸음을 쉬게 한다.

 경부고속도로 황간IC로 나와서 용산방면으로 길머리를 잡는다. 길에서 ‘월류 봉’ 이정표를 따라 가면 ‘월류한천’이다. 찻길에서 벗어나서 조금만 가면 신선계 같은 풍광이 사람을 압도 한다. 거기가 달도 걸려 쉬어 간다는 월류봉이고, 그 밑을 용처럼 굽이쳐 흐르는 게 한천이다.

월류봉과 한천, 갑자기 나타나는 전혀 다른 세계에 잠시 정신이 혼미해진다. 경치를 즐기게 해 놓은 팔각정에 올라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바로 발밑이 강이다. 주춤주춤 강으로 내려간다.

월류봉 기슭을 휘돌아 나가며 물살이 거세진다. 굽이쳐 흐르는 강가에 모래가 싸여 강모래밭을 만들었다. 

모래톱에 앉으니 나는 더 작아지고 월류봉은 더 높아진다. 한천에 발을 담그니 그 말대로 발이 시리다. 물은 맑은데 깊어서 진녹색 물감을 풀어 놓은 것 같다.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면 금방이라도 물속에 들어가 뛰어 놀고 싶은데, 일단 물이 깊어서 안 된다. 그러기에는 너무 일찍 나이가 들어 버렸다.

그러나 월류한천의 풍광은 감상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감동이다. 그곳에는 ‘한천가든’이라는 식당이 있기는 한데 복어, 장어, 쏘가리 등 품질 좋고 비싼 요리가 주메뉴다.

차를 돌려 나와 황간IC를 통해 다시 경부고속도로로 들어간다. 그런 다음 경부고속도로 영동IC로 나와서 우회전 한 뒤 계속 직진 하면 옥천군 청산면사무소가 나오는데 면사무소 앞에 ‘선광집’이라는 식당이 있다. 그곳 대표메뉴가 ‘생선국수’다.

이 요리는 각종 민물고기를 형체가 없어질 때까지 푹 고아낸 육수에 국수를 삶아서 만든다. 민물고기로 만든 음식이니까 그 냄새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비위 약한 사람 혹은 입맛에 안 맞는 사람은 반 그릇도 못 먹을 것 같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 입에는 ‘딱’ 달라붙는다. 기호에 따라 양념장이나 후추를 타서 먹을 수 있다. 반찬은 젓갈과 김치가 다다.

진한 맛과 뜨거운 국물과 면발 때문에 반 그릇도 채 먹기 전에 등줄기에서 땀이 흐른다. 아마도 술 먹은 다음날 ‘해장용’으로도 제법 구실을 할 만 한 음식이다.

선광집 앞에는 ‘금강식당’이라는 집도 있는데, 메뉴는 선광집과 같다. 두 곳 다 가격은 4~5천 원 정도면 먹을 수 있다.

또한 피래미에 양념을 발라 튀겨 먹는 ‘도리뱅뱅이’도 두 집에서 다 한다. 어죽 못 먹는 사람은 이 요리는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가격은 1만 원~1만5천 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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