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계해야 할 산림청장의 말 씀씀이
사설-경계해야 할 산림청장의 말 씀씀이
  • 나무신문
  • 승인 2007.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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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에 대한 전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찬반으로 갈리어 이어온 뜨거운 논쟁은 협상타결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 노동자은 한미FTA 협상에 반대하며 분신해 목숨을 잃는 일까지 발생했다. 그만큼 이번 협상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말이다. 이는 우리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산림청은 지난 13일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미FTA 협상결과 및 대책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산림과학원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서승진 산림청장을 비롯한 산림청 및 산림과학원 관계자 9명과 임업 및 목재업계 10여 개 단체장이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또 학계 및 연구기관에서도 여럿 참석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는 업계의 높은 관심에 비해 산림청의 대책은 그야말로 ‘발빠른 마무리’에 불과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또 산림청장의 몇몇 발언이 세간의 도마 위에 오르는 등 간담회를 통해 업계에서 얻은 것은 희망이 아니라 참담함이라는 소리까지 들리고 있다.

간담회는 오전 11시부터 시작해 12시에 마무리되는 식순으로 계획됐다. 이중 ‘산림청장 인사말씀’ 5분과 담당자의 ‘협상결과 및 대책 설명’ 20분을 제외하면 업계 관계자들에게 주어진 ‘토론’의 시간은 고작 35분에 불과했다. 이 35분 중에는 산림청장의 ‘마무리 말씀’까지 끼어 있었다.

누구는 목숨까지 내놓을 만큼 중요한 사안에 대해 고작 이삼 분의 발언기회밖에 주어지지 않은 이 간담회를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또 식순의 앞뒤를 장식한 산림청장의 ‘말씀’이 우리를 더욱 당혹스럽게 한다.

서승진 청장은 이날 ‘대책’을 듣고 싶었던 업계를 향해 ‘목재업계는 이미 늦었다. 경쟁력 없는 분야는 과감히 업종전환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상결과에 대해서는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이를 위해 자신은 밤을 새는 등 노고를 아끼지 않았노라는 공치사도 잊지 않았다.

우리는 이것이 숙고해서 업계를 살펴야 하는 임업 및 목재업계 정부부처 수장의 올바른 자세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산림청장은 말 씀씀이부터 가다듬고 공치사가 아닌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대책’을 위해 밤을 새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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