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투자기업 지원은 ‘무계획이 계획’?
정부 투자기업 지원은 ‘무계획이 계획’?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2.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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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협회 참여 ‘미얀마 지원협의회’ 실체…며느리도 몰라

이명박 대통령의 29년 만의 극비방문으로 미얀마가 새삼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의 미얀마 투자진출을 돕는 정부차원의 ‘미얀마 지원협의회’에 목재업계 참여의 길이 열려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린 지원협의회는 정체가 불분명한 상황으로 속빈 강정 아니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KOTRA는 지난 7일 ‘미얀마 지원협의회’ 출범식에 앞서 대한목재협회에 ‘미얀마 지원협의회 분과위원회(안)’을 마련했다는 안내장과 함께 출범식 참석을 요청했다.
안내장에 따르면 지원협의회는 제조업 투자, 건설·플랜트, 에너지·광물자원, 농림수산, IT, 투자지원 등 6개 분야별 분과위원회로 구성되게 된다.

이를 통해 미얀마 시장동향 및 투자진출 정보 공유, 우리 기업의 투자진출 수요 및 애로사항 파악, 양국 정부 및 민간기업간 협력 프로젝트 발굴 등 경협 활성화를 위한 민관 합동지원 체제를 구축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분과위원회안에는 농림·수산 분과에 대한목재협회가 주관기관으로 등록돼 있으며 간사로는 산림청 최 모 사무관이 올라와 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최 모 사무관은 ‘모르는 일’이었다. 대한목재협회 역시 ‘아직 적은 두고 있지만, 참석은 하지 않는 상태’.

더욱이 지원협의회를 주관하는 기관 중 하나인 코트라는 출범식이 열린 일주일 후 현재까지 ‘아무런 계획’이 없다는 공식입장만 확인해 주었다.

대한목재협회 양용구 이사는 15일 “아직까지 (미얀마 지원협의회에) 적을 두고는 있지만 출범식에 참석하지는 않았다”며 “미얀마와 교역을 하고 있는 회원사 몇 곳에 연락을 해보았지만 관심을 나타내는 업체가 없었다”고 답했다.

양 이사는 또 “미얀마 투자진출에 관심이 있는 기업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참여하는 목재업체가 없는 상황에서 협회가 이를 대신해 참석해도 되는 것인지도 애매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코트라 담당자는 “우리에게 연락하면 대답해줄 것을 왜 신문사와 얘기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 담당자는 이어서 지원협의회의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투자지원 계획 등을 묻는 질문에도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답변으로만 일관했다.

한편 분과위원회 간사로 등록된 산림청 최 모 사무관은 “(지경부나 코트라로부터) 연락을 받은 바 없으며, 내가 왜 간사로 등록돼 있는지도 모르겠다”면서 “(다른 경로를 통해) 출범식이 10일에 있는 것으로 전해 듣고 찾아갔지만, 출범식은 그 전에 이미 끝난 상황이었다. 이러한 모든 과정에 대해서도 (지경부나 코트라에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해외 협력을 추진함에 있어서 목재산업도 중요한 한 분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번 목재협회의 분과위원회 참여는 바람직한 일이다”면서 “하지만, 그 중요성만큼 일의 진행도 신중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목재협회 양용구 이사는 “정부 차원의 투자 지원협의회에 목재업계가 공식적으로 한 분과로 참여하는 일은 아주 이례적인 일로 고무적인 일이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이러한 기회가 왔을 때 업계가 일부러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다음에도 기회가 이어질 것”이라며 “관련업체들의 소극적인 태도가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