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국내 목재산업이 위험하다
한중FTA, 국내 목재산업이 위험하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2.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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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단지 조성·제재설비 현대화에 정책자금 지원해야”

지난 2일 한중FTA 협상 개시가 양국에 의해 공식 선언된 가운데, 국내 목재가공산업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건축 가설재나 포장재와 같은 단순 제재산업의 경우에는 50% 이상의 국내 생산업체가 도산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다.

대한목재협회(회장 양종광) 양용구 이사는 최근 열린 ‘한중FTA 대비 목재업계 산림청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철저한 대비를 요구했다.

목재협회에 따르면 국내 제재산업 업체수는 지난 2010년 현재 2008년 대비(이하 같은 기준) 12.5% 줄어들고, 원목 입하량과 제재목 생산량이 각각 16.1%와 32.9% 줄어든 상황이다. 반면 고용인원은 10.3% 늘어난 4904명, 총매출액은 7.7% 증가한 1조1083억원을 기록했다.

특이할 점은 원목 총수입이 지난해 현재 2006년 대비 36.7%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제재목 수입은 86.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현재 4.7%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와 같은 중국산 목재제품의 비중이 언제든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중국 목재산업은 내수경기 호황에 맞춰 최근 생산능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그 물길이 한국시장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것.

협회 양용구 이사는 “중국의 부동산 투자가 최근 10년 동안 8.5배 증가하는 등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 1000만호, 내년 1000만호 등 오는 2015년까지 3500만호의 서민주택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이사는 “이에 따라 중국의 목재생산설비는 최근 비약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황해를 사이에 두고 우리와 인접해 있는 산둥성 청도에는 작년에 연간 350만㎥의 라디아타파인을 소모할 수 있는 제재공장이 들어서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중국의 대규모 목재산업이 내수시장을 잃거나 FTA로 인해 관세장벽이 없어질 경우 한국시장을 넘볼 게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

양 이사는 “조사에 따르면 중국 제재시장의 마진폭이 최근 심하게는 2%대로 내려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앞으로 5%대에 이르는 관세가 철폐되면, 중국 생산업계로서는 트럭에 실어 내륙으로 실어 나르는 대신 한국으로 배를 띄울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국내 제재산업의 50%가 도태됨으로써 연간 5000억원의 피해는 물론 이로 인한 목질보드류 산업의 원자재 공급부족 현상도 심각해진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한 대응방안으로는 인천 군산 부산 광양 동해 등 권역별로 원목 투입에서 제재, 건조, 가공, 부산물 활용이 단지 내에서 일관처리 되는 수입항구 배후부지 목재단지 조성과 내륙 주요 집산지별 국산원목 사용 목재단지 조성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자동화 설비 도입과 같은 제재설비 현대화 및 자동화에 대한 임업정책자금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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