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유림임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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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상기 기자
  • 승인 2007.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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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대신 함수율 측정기”
유림임업 조기준 부장을 만나기 위해 핸드폰에 전화를 넣은 때는 날씨 화창한 어느 오후였다. 시간은 대략 3시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조 부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창 바쁜 시간대니 그러려니 하고 사무실로 방문해 조 부장을 만나 핸드폰이 안되더라 물으니 조 부장은 “핸드폰 대신 함수율측정기를 들고 다니는 시간이 많다”고 변명한다.
요즘처럼 불경기에 주문처의 전화 한통 받는 것이 흡사 ‘꿀맛’일 텐데 너무 연락체계를 소홀히 하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를 전하자 그는 마케팅은 따로 하고 있지 않는다고 설명해 준다.
“어느 순간인가 마케팅을 따로 하지 않는 대신 함수율을 제대로 잡는 것이 매출에 도움 된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나도 모르게 굳어진 습관인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짓는다.
막상 함수율측정기를 마주하고 보니 측정을 해보고픈 것은 당연지사. 측정을 해보자고 권유하자 조 부장은 출고를 앞두고 있는 제재목 더미로 끌고 간다. 측정바늘을 제재목에 꽂고 수치 보는 법을 알려준다. 수치를 나타내는 바늘이 왔다 갔다 하더니 7% 정도에서 미동도 않고 멈춘다.
“유림은 현재 뉴송 무절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이들은 가구업체에 주로 납품된다. 거래처에서 10분에 한 통씩 전화를 주면 전화 받는 것만으로도 하루 일과가 채워질 정도로 거래처가 꽤 된다”고 설명. 새로운 거래처 확보보다는 납품 제재목 함수율 잡기에 열올리고 있는 연유를 설명한다. 그 말을 듣고 조 부장이 핸드폰 홀대하는 상황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다.
현재 상차를 앞두고 있는 제품들은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지방 등 전국으로 나갈 예정인데 입소문으로 형성된 주문이라고 전한다. 여전히 햇살이 좋은 그날 유림임업을 나서며 떠올린 생각은 ‘역시 제조업은 품질이 최우선’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