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깎아 산에 세운 수마노탑
돌을 깎아 산에 세운 수마노탑
  • 나무신문
  • 승인 2011.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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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 정암사

▲ 정암사 수마노탑은 보물 410호다. 돌을 벽돌처럼 깎아 세운 독특한 탑이다. 정선읍에서 59번 도로를 타고 남면으로 내려오다가 38번 도로와 마나면 사북 방향으로 차를 달린다. 고한에서 414번 도로로 접어들면 그 길이 만항재로 가는 길인데 그 길목 왼편에 정암사가 있다. 정암사는 보물 410호 수마노탑과 도지정 문화재 32호 적멸보궁, 그리고 자장율사의 주장자가 있어 유명하다. 하지만 유명세만큼 절이 화려하고 크지 않다. 절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절로 들어가면 큰 건물이 눈에 띄는 데 그 건물을 지나 바로 적멸보궁이 눈앞에 나타난다. 우선 적멸보궁 앞에 있는 주목에 눈길이 간다. 그 주목은 자장율사가 선덕여왕 12년(643년)에 정암사를 세우고 난 뒤 가지고 다니던 주장자를 땅에 꽂아 신표로 남긴 나무라는 전설에 얽힌 나무다. 적멸보궁은 그 나무 바로 옆에 있다. 적멸보궁이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다. 따라서 건물 안에 불상을 모시지 않는다. 적멸보궁을 둘러 본 뒤 수마노탑으로 발길을 옮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절 안으로 들어서다 산 위에 탑이 있는 것을 봤는데 그 게 수마노탑이었다. 수마노탑으로 가는 길은 산으로 오르는 계단길이다. 그리 높이 오르지는 않지만 계단으로 오르는 다리가 팍팍해 진다. 이마에 땀이 맺히고 등줄기에 땀이 구른다 싶을 때 탑 앞에 도착했다. 수마노탑은 멀리서 볼 때와 같이 그 모습이 강하다. 돌을 벽돌 모양으로 깎아 쌓고 조각해서 만든 탑이다. 정암사 창건 7년 후에 탑을 만들었다고 전해지지만 고려시대 탑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물 제410호 수마노탑 앞에 섰다. 사적(史蹟)에 의하면 태백산(현재 함백산) 삼갈반지(三葛盤地)에 삼봉이 있으니 동은 천의봉, 남은 은탑봉, 북은 금탑봉이며 그 가운데 3탑이 있으니 첫째 금탑, 둘째 은탑, 셋째 마노탑 인데 금·은 두 탑은 숨어서 나타나지 않고 마노탑만 나타났다고 전한다. 이 탑은 조선 숙종 때와 영조 때 등 조선시대에만 수차례 중수했고 1972년과 1996년에 해체 보수 했다. 정암사를 둘러본다면 꼭 수마노탑이 있는 곳까지 직접 올라가서 보기를 권한다. 절집과 떨어져 산 위에 탑을 세운 것도 보기 드문 일이지만 탑이 있는 곳까지 올라가서 보는 주변 풍경 또한 아름답다. 오후의 햇살이 탑을 비추고 있는 그곳에 서면 눈 아래로 보이는 산줄기와 숲들의 산천에 황금빛 노을이 퍼지는 풍광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 진다. ▲ (맨위좌)정암사 뒷 산에 있는 수마노탑에서 바라본 풍경. 첩첩산중이다. (맨위우)수마노탑은 절 뒷산에 있다. (아래좌위)정암사 절집. 작은 절집이라 정이 더 간다. (아래좌아래)정암사 나무아래 동자승 인형이 귀엽다. (아래우)1300여년 전 자장율사가 정암사를 창건하고 가지고 있던 주장자를 꽂은 곳에서 자란 나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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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