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온갖 것들이 무르익는 계절, 황금들판을 지나 불어오는 바람에는 그윽한 향기가 배어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바람에는
깊고 맑은 파란 가을하늘의 휘발성 향기가 묻어난다. 오래된 나무의 두꺼운 껍질, 갈색으로 변하는 잎들에서도 풀 먹인 할아버지 삼베옷 냄새가
난다. 산책로 흙길조차 이 가을에는 숙성된 햇볕의 향기를 발산한다.
그 모든 것들이 가득한 숲에 작은 둥지를 틀고 앉았다. 보이지 않는 그 어떤 것들이 몸을 휘감아 돌고 머리를 쓰다듬는다. 입으로
코로 들이마시는 숨은 물론이고 피부로도 숲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서울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조령산자연휴양림을 찾았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연풍IC로 나와 우회전, 연풍면소재지에서 3번국도
충주·수안보 방향 좌회전, 신풍을 거쳐 수옥정나들목에서 수안보방향으로 우회전해서 조령산자연휴양림(조령관문)으로 가면 된다.
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 산 1-1번지. 사람을 생각해서 숲을 단장해 놓은 곳이 ‘휴양림’이다.
■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