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자의 고향, 회문산
은둔자의 고향, 회문산
  • 나무신문
  • 승인 2011.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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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순창군 구림면

▲ 회문산자연휴양림 산책길. 전북 순창군 구림면 해발 780미터의 장군봉 줄기 아래 자리잡고 있는 회문산자연휴양림은 은둔자의 고향이다. 해방 이후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 단독선거를 반대하던 사람들이 제주도와 여수순천 지역에서 그들의 뜻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들을 두고 ‘빨치산’이라고 부른다. ‘빨치산’은 지리산 일대를 근거지로 삼아 한국전쟁 전후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 경찰 및 군인으로 이루어진 토벌대에 의해 뿌리 궤멸된다. 회문산자연휴양림은 당시 빨치산 전북 도당의 사령부와 정치훈련원인 노령학원, 세탁공장 등이 있었던 곳으로 약 700여 명의 빨치산이 생활했다고 전한다. 1954년 토벌대에 의해 완전히 뿌리뽑혔다. 빨치산 역사에서 회문산은 지리산과 함께 중요한 곳이었다. ▲ 빨치산 사령부 내부 모습.
역사를 거슬러 오르면, 이곳 회문산은 일제강점기 때 면암 최익현 선생과 임병찬, 양윤숙 의병대장이 의병들과 함께 항일무장투쟁을 벌인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항일무장투쟁의 격전지로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역사의 현장이다. 


1846년에는 천주교를 박해하는 이른바 ‘병오박해’ 때 김대건 신부 일가와 친지들이 이곳 회문산으로 숨어 피신하기도 했다.
또한 동학군이 회문산에서 머물기도 했다. 도를 깨우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회문산은 아버지의 산이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장군봉과 회문봉 등 900미터가 안 되는 높지 않은 산이지만 골짜기가 깊다. 현재 회문산자연휴양림 안에는 빨치산 사령부가 있었던 곳을 재현해놓고 있다.  

▲ 회문산자연휴양림 내 계곡. 계곡이 깊다. 은둔자의 역사를 품고 있는 회문산 자연휴양림은 지금은 깊은 골짜기와 울창한 삼림으로 유명하다. 신갈·떡갈·졸참·굴참나무 등 참나무류가 온 산을 뒤덮고 있다. 거기에 층층나무, 단풍나무, 산벚나무, 철쭉, 진달래, 붉나무, 으름, 담쟁이덩굴 등이 자라고 있어 봄의 꽃과 가을의 단풍이 만들어 내는 풍경이 아름답다. 휴양림 내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노령문이 나오고 길 가에 깊은 골짜기가 보인다. 특히 출렁다리 부근에는 골짜기가 잘 드러나는데 출렁다리 위에서 보는 골짜기 풍경이 그럴싸하다. 휴양림 내 우거진 숲길을 걷다가 보면 길 옆에 나무로 십자가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철모를 씌워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전쟁을 전후로 이곳에서 빨치산과 토벌대의 전쟁이 벌어졌던 것을 상징하는 뜻에서 만들어 놓은 것 같다. ▲ 회문산에 있었던 빨치산 사령부 입구.
휴양림에는 정자, 전망대, 산책로와 등산로, 물놀이장, 어린이 놀이터, 체력단련시설, 배구장, 샤워장, 화장실, 야영장 등의 시설물이 있다.


[여행정보]
◎숲속의 집 이용요금 : 4만원~9만8000원
◎입장료 : 300원~1000원
◎주차료 : 1500원~5000원
◎문의 : 063-653-4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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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