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두 폭포
제주의 두 폭포
  • 나무신문
  • 승인 2011.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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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 정방폭포. 천지연폭포. 왠지 ‘제주도’ 하면 신혼부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제주도 곳곳을 누비는 이른바 ‘커플룩’의 주인공들 때문이다. 다양한 ‘커플룩’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한복 커플룩’이다. 요즘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한복 커플룩’이 남아 있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커플은 100% 신혼부부다. 거금을 투자해 택시를 대절해서 하루 종일 제주도 유명 여행지를 돌아다니며 관광을 하는 것이다. 그들이 찾았던 곳이 용두암, 용머리해안, 천지연폭포, 정방폭포 등 관록 있는 여행지다. 이들 여행 지 중 제주를 상징하는 두 개의 폭포가 여전히 연인들의 여행지로 인기다. ▲ 정방폭포. 바다 위로 솟구친 바위절벽도 볼만하다.
정방폭포는 동양에서 유일하게 바다로 떨어지는 폭포다. 23미터 정도 되는 바위 절벽에서 바다로 떨어지는 물줄기의 너비가 8미터 정도다.


이 폭포의 시원은 ‘정모시’라고 하는 연못인데, 그 연못에서 북을 두드리면 거북이들이 물 위로 올라와 춤을 추었다는 전설이 있다.


또한 정방폭포는 2천여 년 전 진나라 시황제의 사자인 서복이 불로초를 구하로 왔다가 이곳의 경치에 반해 ‘서불과지’라는 글자를 새겼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 돌하르방. 돌하르방 코를 문지르면 아이가 생긴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실제로 보면 코부분이 맨질맨질하다. 정방폭포 부근에 ‘서복전시관’이 있는 데 이 또한 진시황의 사자인 ‘서복’과 관련 된 자료를 수집한 전시관이다. 파한록에는 ‘서귀포 해안 절벽에 진나라 방사인 서불이 새겨 놓았다는 글자 흔적이 있는데 제주목사 백락연이 이러한 말을 듣고 정방폭포 절벽에 긴 밧줄을 내려 글자를 그려오게 하였다. 글자를 살펴보니 전부 12자였는데 과두문자여서 해독할 수가 없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폭포까지 내려가는 계단 중간에 폭포와 바다, 바위절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가 있다. 또한 폭포 구경을 다 마치고 바닷가에서 파는 해산물로 제주의 맛을 느껴볼만 하다. 천지연 폭포는 22미터의 절벽에서 수직으로 떨어진다. 이곳은 폭포 자체도 아름답고 볼만하지만, 그와 함께 아열대상록수림이 이룬 숲도 볼만 하다. 이 숲에는 123과 324속 406종의 식물이 있다. 세계적으로 천지연에서만 자라는 가시딸기가 있다. 또한 제주도에만 있는 17개 종류의 식물들도 이곳에서 자란다. 1694년 지영록의 기록에 보면, ‘가뭄 시에 천지연 폭포에서 기우제를 지내면 즉시 효험이 나타났다고 했는데 이는 연못에 신령스런 용이 살고 있기 때문’이라했다. ▲ 천지연폭포 가는 길 주변 상가에 있는 돌하르방.
또한 제주 목사 김상현은 천지연 폭포를 두고 송도의 박연폭포와 쌍벽을 이룬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한다.


전해지는 이야기를 몰라도 천지연폭포와 정방폭포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 여전히 사랑하는 연인들이 찾는 제주의 여행지 중 한 곳이며, 요즘도 아주 가끔 ‘한복 커플룩’을 차려 입은 부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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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