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호수공원 일대는 서울에서 보기 드문 계곡 산책로다.
신림역 사거리에서 서울대학교 쪽으로 가다 보면 서울대학교 정문 가기 전에 오른쪽으로 관악산공원 주차장이 나오고, 주차장에 들어서면
‘관악산공원’을 알리는 현판이 기와를 얹은 큰 대문 위에 걸려 있다. 서울대입구역에서 관악구청을 지나 서울대 쪽으로 가게 되면 서울대 정문 옆을
지나 내려가다가 유턴하면 바로 관악산공원 주차장이다.
관악산 호수공원은 ‘관악산공원’ 현판이 걸려 있는 문을 지나 시멘트로 포장 된 길을 따라 10분~15분 정도 올라가면 나온다. 길은
시멘트 길이지만 길가는 나무가 우거진 숲이다. 굴참나무, 갈참나무, 소나무 등이 뒤섞여 있는 숲에서 숲의 향기가 난다.(호수공원 근처에는
왕벚꽃나무가 있다) 그래서 관악산 호수공원으로 가는 이 길 첫머리부터 산책로라고 생각해도 되겠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관악산 호수공원’이라고 글을 새긴 바위가 있다. 그 바위 왼쪽 길로 접어들면 바로 관악산 호수공원이다. 이
호수공원은 원래는 수영장이었는데, 수영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흉물스러운 시설로 전락하자 호수를 만들고 주변에 꽃과 정자, 나무다리, 산책로
등으로 꾸몄다.
산책하기에는 적당한 곳이다. 하지만 정작 호수공원 보다는 호수공원 정자 뒤로 이어지는 길 옆 계곡이 더 가볼만 하다. 인공으로 꾸며
놓은 시설보다는 자연이 만들어 놓은 풍경이 그만큼 더 사람 마음을 붙잡는다.
계곡은 얕은 곳도 있지만 간간히 깊고 물살이 빠른 곳도 있다.(비의 양에 따라 계곡물이 많거나 적다) 중간에 보를 막아 놓은 곳도
보인다.
계곡에 발을 담그고 바위에 앉아 놀 수도 있다. 너럭바위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 소리를 들으면 이곳이
서울이라는 생각을 잊는다.
관악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도 이곳부터 시작된다. 등산을 할 게 아니라면 이 계곡에서 놀다가 일상으로 돌아가도 며칠은 계곡물 소리가
귓가에 맴돌겠다.
■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