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공원 끝에 가면 넓은 전망데크가 있다. 그곳에서 서면 멀리 하늘까지 치솟는 분수를 볼 수 있다. 보기만 해도 가슴 후련해지는
거대한 분수의 물줄기 아래에서 한강 유람선이 선회한다. 유람선에 오른 관광객들은 분수에서 떨어지는 시원한 물보라에 몸을 적시고 여행의 추억 하나
만든다.
거꾸로 흐르는 물줄기, 물방울을 끌어 내리려는 만유인력과 더 높은 곳으로 물줄기를 뿜어 올리려는 인공의 힘이 ‘0’이 되는 지점에서
물은 힘의 작용이 없는 진공의 공간에 점 하나로 남는다. 이제 남은 건 최고의 높이에서 물의 뿌리가 있는 한강으로 다시 귀환하는 거겠지.
어렴풋하게나마 여행도 마찬가지 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데크에서 내려와 푸른 잔디밭이 펼쳐진 곳으로 걷는다. 그
한 쪽에 나무 그늘 아래 의자가 있다. 거기에 앉아 푸른 잔디밭도 보고, 공원 곳곳을 산책하는 사람들도 바라본다. 그렇게 가만히 공원과 공원에
온 사람들을 바라
■ 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