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한강의 섬
가장 아름다운 한강의 섬
  • 나무신문
  • 승인 2011.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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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선유도공원

▲ 선유도 공원 키 큰 나무의 거리. 사람들이 나무그늘 아래서 시원한 여름을 즐기고 있다 서울을 흐르는 한강은 대략 40여km 정도다. 그 가운데 몇 개의 섬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아름다운 게 ‘선유도’다. ▲ 선유도공원 풍경.
선유도공원 끝에 가면 넓은 전망데크가 있다. 그곳에서 서면 멀리 하늘까지 치솟는 분수를 볼 수 있다. 보기만 해도 가슴 후련해지는 거대한 분수의 물줄기 아래에서 한강 유람선이 선회한다. 유람선에 오른 관광객들은 분수에서 떨어지는 시원한 물보라에 몸을 적시고 여행의 추억 하나 만든다.


거꾸로 흐르는 물줄기, 물방울을 끌어 내리려는 만유인력과 더 높은 곳으로 물줄기를 뿜어 올리려는 인공의 힘이 ‘0’이 되는 지점에서 물은 힘의 작용이 없는 진공의 공간에 점 하나로 남는다. 이제 남은 건 최고의 높이에서 물의 뿌리가 있는 한강으로 다시 귀환하는 거겠지. 어렴풋하게나마 여행도 마찬가지 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데크에서 내려와 푸른 잔디밭이 펼쳐진 곳으로 걷는다. 그 한 쪽에 나무 그늘 아래 의자가 있다. 거기에 앉아 푸른 잔디밭도 보고, 공원 곳곳을 산책하는 사람들도 바라본다. 그렇게 가만히 공원과 공원에 온 사람들을 바라

▲ 선유도 공원 식당. 보고 있는 것도 재미있다. 이런 게 ‘한가한 여유’가 아닐까. 선유도공원에는 각종 식물과 작은 물줄기가 있어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붉은 빛 수련이 연못에 떠 있어 여행자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물에 들어가 물장구치고 물싸움 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낼 만하다. 저 멀리 정자 그늘 아래 어르신들이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멀리서 바라보는 그 풍경이 예스럽다. 자작나무 가로수길 아래로 젊은 연인들이 오가고,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젊은 부부가 그 뒤를 걷고 있다. 푸른 초원이 펼쳐진 그 옆으로 키 큰 가로수가 숲처럼 서있고 그늘 아래 사람들이 여름 오후의 한 때를 즐기고 있다. 선유도공원에 가면 바람과, 노을과, 강과, 하늘로 뿜어지는 물줄기, 그리고 함께 있는 사람, 떠날 때 보다 더 큰 설렘을 간직하고 돌아오는 여행길에는 꼭 사람이 남는다. 양화대교 중간 선유도공원은 데이트하기에 좋은 곳이다. 그 선유도 공원 안에 있는 식당이 있다. 간단한 먹을거리와 맥주 안주류 등을 판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2층 테라스에 올라 마시는 것도 좋고 야외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여유 있는 시간을 맛보는 것도 좋다. 선유도공원 맨 끝에 있는 데크에서 구름다리를 건너면 한강둔치다. 한강둔치에서 저녁을 만나고 어둠이 내리는 것을 바라본다. 그렇지 않으면 조명이 아름다운 선유도 공원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도 괜찮다. 선유도는 저녁 어스름이 되면서 조명빛이 피어나 더 아름다운 밤을 만든다. 이때쯤이면 한강의 시원한 바람이 한낮의 열기를 식히고, 갖가지 조명빛이 만들어 내는 분위기는 사람들 마음을 동화처럼 녹여준다. =============================
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