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단애 절벽과 푸르른 물길이 어울린 풍경
수직단애 절벽과 푸르른 물길이 어울린 풍경
  • 나무신문
  • 승인 2011.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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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단양군 대강면 사인암리 사인암

▲ 사인암 냇물. 땡볕에 후끈 달아오른 땅덩이가 열기를 내뿜는다. ‘헉헉’ 대며 그늘을 찾아 텐트를 치는 젊은 아빠의 얼굴이 온통 땀이다. 그늘이라곤 나무 한 그루가 만들어 내는 게 다다. ‘쪽방’ 같은 그늘에 텐트를 치는 사이 아이들은 벌써 물로 들어가 ‘텀벙텀벙’ ‘까르륵 깔깔’ 신이 났다. 물도 맑아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절로 인다. 바위 아래 물은 시퍼런 게 깊어 보인다. 개구쟁이 아이들은 바위 위에서 시퍼런 물로 뛰어 내린다. 깊은 물이 두려운 아이들은 허벅지까지 차는 시냇물이 제격이다. 시냇물 바닥에 돌과 모래가 깔렸다. 모래 바닥 위로 흐르는 시냇물은 반짝이는 햇볕과 함께 추상화를 그린다. 그 물길을 따라 내려간다. 푸른 물줄기에서 수직으로 솟은 거대한 절벽이 물 건너에 서 있다. 40~50m 정도 높이의 절벽은 그 기세가 당당하다. 칼로 자른 것 같은 절벽 위쪽으로 눈길을 올린다. 절벽 사이에 생명의 뿌리를 내린 소나무 또한 기품이 있다. 그 아래로 시퍼런 물이 흐른다. 누가 보기에도 이곳의 정기가 예사롭지 않다. 수직 절벽 아래에 누군가 새겨 놓은 글씨가 보인다. 알고 보니 예로부터 이곳에 찾아온 ‘풍류객사’들이 남긴 흔적이란다. 그 중에는 누구나 다 아는 조선 후기 화가 단원 김홍도도 있다고 한다. 사인암은 단양에서 태어난 고려말 유학자 역동 우탁 선생이 정4품 이었던 ‘사인’벼슬에 재직시 이곳에서 청유했다는 사연에 따라 조선 성종 때 단양군수 임재광이 ‘사인암’이라고 이름 붙였다. 2008년 명승 제47호로 지정되었다. 사인암 아래로 흐르는 물은 그 아래 만들어 놓은 보에 이르러 더 깊고 넓은 물길을 만들어 낸다. 인근 민박집에서 보트를 들고 나온 아이들이 보트에 올라 노를 저으며 뱃놀이를 즐긴다. 수영에 자신 있는 사내아이들은 물의 깊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물개처럼 물속으로 사라졌다가 저기 어디쯤에서 머리를 내민다. 뱃놀이 하던 보트를 잡고 뒤 흔든다. 보트에 탔던 여자 아이들이 ‘꺅꺅’ 소리를 지른다. 웃음 섞인 즐거운 비명이다. 사인암 절벽에 글을 남긴 옛 시인묵객들 또한 이 물길을 건너려 배를 탔을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 뱃놀이에 시 한 수 읊는 동안 바위에 글을 새긴 사람은 누구였을까? 한여름 땡볕 아래 정과 망치로 바위를 쪼아야만 했던 그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잔을, 건배! 중앙고속도로 단양IC에서 약 6km 거리에 있다. 사인암 주변에 민박집 식당 등이 있다. 문의 : 단양군 관광안내소 043-422-1146 ▲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냇가에 텐트를 쳤다. 땡볕에 열기가 엄청나지만 사람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냇물이 맑고 시원하다./냇물에 파라솔을 폈다. 물에 발 담그고 옥수수 하나 먹었으면 좋겠다./사인암 바위 절벽에 옛 사람들이 여러 글귀를 새겼다./사인암 아래 보를 막아 물이 깊고 시내가 넓다./사인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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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