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바다, 흰 모래사장 그리고 원호를 그리며 휘어진 해안선을 따라 길게 자리 잡은 소나무숲은 고사포의 자랑이다. 아이들과
함께 물에 ‘풍덩’ 빠져 물장구에 물놀이를 하다 보면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다. 바다는 그렇게 어른들을 개구쟁이 아이로 만든다.
소나무 숲은 행복이다. 바다와 백사장의 시간이 지나면 야외의 안락한 잠자리, 나만의 텐트가 기다리고 있다. 소나무 숲에 친
텐트에서 밥도 지어 먹고 요리도 해 먹는다. 어둠이 깔리면 파도 소리가 더 커진다. 해변의 밤이 깊어질수록 텐트의 불빛은 더 빛난다. 소나무
숲을 지나는 바람도 우리들 이야기에 말을 섞고 싶은 지 자꾸 옷깃을 흔들어 댄다.
시원한 맥주도 좋고, 알싸한 소주도 좋고, 향긋한 커피도 좋다. 이야기 깊어 가는 고사포 해변의 밤은 그렇게 여행자를 품고 하루를
지난다. 새벽 바다에 여명이 터 올 때 솔숲을 거닌다. 약 1.4㎞ 길이의 소나무숲을 천천히 걸으며 아침을 연다. 그곳에서는
걷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장을 보려면 2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마트를 이용하면 된다. 솔숲이 도로 옆에 있어 간혹 지나가는 차 소리가 약간
귀에 거슬리지만 바다의 파도 소리로 위안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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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