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맛 보는 제주의 생활과 역사
길에서 맛 보는 제주의 생활과 역사
  • 나무신문
  • 승인 2011.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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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삼양동 역사올레길

▲ 소나무가 있는 산책로. 걷기여행의 출발지점인 삼양동 선사유적지는 기원전 1세기를 전후한 시기의 집터다. 선사유적지를 돌아보고 나와 유적지 입구에서 동쪽으로 직진, 삼거리가 나오면 우회전, 바로 나오는 삼거리에서 좌회전, 원당사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 삼거리가 나오면 문강사로 가는 오른쪽 길을 택해 문강사 앞 연못에 도착한다. 연못 오른쪽에 원당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5분 정도 오르막이 계속 되다가 수도와 의자가 있는 곳이 나온다. 이곳이 봉수대 터였다. 원당봉 산책길을 한 바퀴 돌아 나오면 다시 문강사 앞이다. 처음에 문강사로 왔던 길로 나가다가 오른쪽으로 유턴하듯 길을 꺾어 불탑사와 원당사가 있는 골목으로 발길을 옮긴다. 원당사는 원나라 마지막 황제인 순제의 총애를 받던 제2황후인 기황후가 아들을 얻기 위해 세운 절이라고 전해진다. 기황후는 원래 고려사람으로 원나라에 공녀로 갔다가 우여곡절 끝에 제2황후가 된 사람이다. 원당사와 불탑사 구경을 마치고 가던 방향으로 돌담 골목을 따라 계속 간다. 첫 갈림길에서 좌회전, 차 한 대 지나는 농로 주변은 밭이다. 저 멀리 제주시에 있는 오름인 별도봉과 사라봉이 연이어 보이고 제주항 등대도 볼 수 있다. 농로 같은 길로 가다가 아스팔트길을 만나면 우회전, 사거리에서 직진 한 후 발전소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 한다. 삼거리에서 우회전해서 조금 가면 삼양1동 바다가 있는 마을이 나온다. 그 입구 부근에 용천수 목욕탕이 있다. 그 앞에서 좌회전해서 바닷가 길을 따라간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해안길이다. 제주의 바다가 펼쳐져서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다. 그렇게 가다 보면 길 오른쪽에 ‘여탕’ ‘남탕’이라고 적힌 돌담이 보인다. 용천수가 나오는 노천 목욕탕이다. 지하로 흐르던 물이 바닷가에 와서 지상으로 나와 흐르는 것을 이곳에서는 용천수라고 한다. 옆에는 용천수로 빨래를 할 수 있는 마을 공동빨래터가 남아 있다. 검은모래해변을 지나 바다와 가장 가까이 있는 길을 따라 계속 걷는다. 그 길 끝에 삼양3동 작은 항구가 나온다. 항구를 다 지나치면 해녀탈의장건물이 있는데 그 앞을 지나 좌회전 하면 환해장성이 시작된다. 환해장성이란 고려 무신정권의 전위대 격이었던 ‘삼별초’군이 제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고려의 고여림 군대가 해변을 따라 쌓은 성이다. 삼별초는 환해장성을 넘어 고여림의 군대를 몰아내고 제주를 장악했다. 이후 환해장성은 삼별초군대가 고려정부군의 공격을 막기 위해 보강했다. 이후 조선시대에는 왜구의 침입에 대비해 쌓았다. 이렇게 쌓은 환해장성은 그 길이가 300리였다고 하니 지금으로 치면 약 120km 정도 되는 셈이다. ▲ 1)걷기여행 출발점인 삼양동 선사유적지. 2)문강사 연못 앞. 연못 오른쪽에 산책로로 오르는 길이 있다. 3)원당봉 산책로에 있는 음수대와 휴식공간. 4)삼양동 검은모래해변 바로 전 해안길. 5)삼양동 검은모래해변. 6)용천수가 흘러나오는 곳에 마을 공동 빨래터를 만들었다. 지금도 사용한다. 7)삼양3동 환해장성. 돌담을 따라 현무암 바위 위를 걷는다. 8)삼양동 검은모래해변으로 가다가 돌아본 해변길과 바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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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