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걸으며 느끼는 제주의 바다
편하게 걸으며 느끼는 제주의 바다
  • 나무신문
  • 승인 2011.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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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양~온평항 해안도로

▲ 본격적인 해안길이 시작된다. 걷는 길 내내 길은 저렇게 바다와 함께 한다. 성산읍 신양해변부터 혼인지 마을 앞 온평리 바닷가까지 약 5km 거리를 걸으며 제주의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걷기 코스. 신양해변은 제주의 유명한 여행지이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 섭지코지 바로 전에 있는 해변이다. 고운 모래와 푸른 바다가 어울린 해변이 보기 좋다. 물만 봐도 그대로 바다에 빠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신양해변을 등지고 왼쪽 길로 가다 보면 길 가에 정자가 하나 있다. 그 정자를 끼고 좌회전, 마을 돌담길을 지나면 신양비치원룸이 나온다. 그 길을 따라 바다와 가까운 해안도로로 계속 걷다 보면 신양항이 나온다. 이곳부터 본격적인 해안길이 이어진다. 신양항에서 약 3.5km 걸으면 온평리 마을이 나온다. 여기까지 전 구간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길을 걷는 것이다. 온평리 포구가 나오기 전에 온평리 환해장성이 먼저 여행자를 반긴다. 환해장성이란 고려 무신정권의 전위대 격이었던 ‘삼별초’군이 제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고려의 고여림 군대가 해변을 따라 쌓은 성이다. 삼별초는 환해장성을 넘어 고여림의 군대를 몰아내고 제주를 장악했다. 이후 환해장성은 삼별초군대가 고려정부군의 공격을 막기 위해 보강했다. 이후 조선시대에는 왜구의 침입에 대비해 쌓았다. 온평리에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하나 있다. 제주의 시조인 고, 양, 부 삼선인이 수렵을 하다가 온평리 바다에 이르러 쉬고 있는 데 바다에서 떠내려 오는 궤짝 세 개를 발견하고 건져 열어보니 세 명의 공주와 말, 소, 오곡백과 등이 들어있었다. 이는 벽랑국에서 하늘의 계시를 받고 왕이 자신의 딸들을 보낸 것이다. 선인들은 공주와 결혼을 했는데, 정안수를 떠놓고 혼인을 한 그곳을 혼인지라고 했다. 신방을 차렸던 굴을 신방굴이라 불렀다. 정안수를 뜨던 샘물을 제주 방언으로 산물통(살아 있는 물)이라고 하는데 온평리 마을에서는 1년에 한 번 씩 천제를 지내기 전에 이 산물통을 깨끗이 관리한다. 또한 온평포구 끝부분에 거북바위가 있다. 멀리서 보면 바다로 머리를 내밀고 있는 거북이의 형상을 한 바위가 있다. 길은 계속 바다와 가장 가깝게 흐른다. 제주의 바다를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해안길 중 한 곳이 이곳이다. 이 코스의 장점은 걷는 내내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과 바닷가에 간이 포장마차와 파라솔을 쳐 놓고 간단하게 먹을 것을 판다는 것이다. 그곳에 앉아 제주의 해산물을 즐기며 여유 있는 시간을 갖는 것도 걷기여행의 또 다른 멋이다. ▲ 1)신양해변. 안개 낀 해변이 운치 있다. 2)길을 걷다 보면 바닷가에 파라솔을 펼친 간이 식탁을 만들어 놓은 곳이 보인다. 제주의 해산물을 간단하게 맛 볼 수 있는 곳이다. 3)푸른 생명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싱그럽다. 4)온평항 바로 전에 나타난 환해장성. 옛날 쌓은 성의 모습이 일부 남아 있다. 5)온평항 혼인지 마을의 작은 휴식처 6)혼인지 마을 작은 공원에서 본 소품. 7)혼인지 마을 작은 공원에 그려진 하트. 8)제주도에는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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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