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말 뒤집은 IPA와 입장 바꾼 대한목재협회
사설/말 뒤집은 IPA와 입장 바꾼 대한목재협회
  • 나무신문
  • 승인 2011.05.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항만공사(IPA)의 인천 북항 배후단지 목재산업단지가 용의 머리로 시작해 뱀의 발톱으로 끝나가고 있다.


목재단지는 2001년 당시만해도 23만평 규모의 원목야적장을 포함한 목재산업단지로서의 필요조건을 충족시키고 있었다.


이는 항구에 인접해야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목재산업의 특성상 당연한 조치다. 사실 목재산업은 한때 우리나라 산업 전체를 견인할 정도로 우리 경제에 기여한 공이 그 어떤 산업보다 크다.


하지만 적정한 산업단지 확보에 실패함으로써 이제는 오히려 시민들로부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러한 때에 원목 방역부터 제품 생산까지 일관할 수 있는 산업단지가 조성된다는 데에 우리 업계는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그러나 이 부지는 목재업계에서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여기저기에 조금씩 잠식당해 왔다. 지난 2009년 말 IPA가 17만평으로 축소된 부지에 대한 목재산업 수요조사를 실시할 때까지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제재 등 가공단지만 10만평이 넘을 것이라는 IPA의 약속은 올해 초에는 5만평으로 줄어들더니, 4월 입주공고에는 3만4000평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마저도 목재업체들이 감당키 어려운 조건이 제시됐다.


그동안 단지조성을 위한 기금조성 등 인천 목재업체 대표를 자처하던 대한목재협회는 ‘얘기가 잘 되고 있었는데 뒤통수를 맞았다’며 분개했다. 또 목재업체에 대한 입주조건 완화와 물류업계의 참여 제한을 담은 요구사항을 IPA 전달하고, 항의집회를 준비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협회의 움직임은 채 일주일도 안 돼 끝났다. IPA에서 긍정적인 검토를 해보겠다는 구두상의 답변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IPA는 문서상의 어떤 약속도 한 게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북항 배후단지는 ‘목재산업단지가 아니다’라고 말 뒤집기에 나서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목재협회는 지금 배후단지 입주는 개별업체에서 알아서 할 문제이고, IPA도 노력하고 있으니 좀 더 기다려 보자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었다. 이쯤 되면 뒤통수를 맞은 게 아니라 스스로 뒷목잡고 쓰러진 척 하는게 아닌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Tag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