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만큼 참았다. 부족한 땅은 인천시에서 내놓아야 할 것”
“참을 만큼 참았다. 부족한 땅은 인천시에서 내놓아야 할 것”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1.04.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와 人物 / (사)대한목재협회 양종광 회장

 

목재단지 조성에 대한 업계의 열망이 뜨거운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인천항만공사 북항배후단지내 목재단지 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크게 축소돼 발표되면서 업계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목재단지 조성의 선봉에 서 있는 대한목재협회 양종광 회장을 만나 협회의 입장과 앞으로의 대응방안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최근 인천항만공사는 3만4000여평 규모의 북항 목재단지 입주기업 선정 입찰공고를 냈다. 이는 그동안 협회에서 말해오던 5만여평보다도 터무니없이 작은 규모다. 협회의 입장과 앞으로의 대응 계획을 듣고 싶다.
=
우리 협회차원에서는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두 분야를 놓고 제조업체는 인천항만공사 북항 배후부지에 유치시키고, 유통업체는 한진중공업 배후부지에 입주시켜야 한다며, 그 규모는 두 분야 합쳐서 30만평을 요청하고 있다.

 

앞으로 협회의 대응방안은 무엇인가.
=
인천시와 진행하고 있는 항만부지에 주력할 예정이다. 도시계획상 항만용지로 분류된 한진중공업 부지 중에 우리 목재업계가 사용할 수 있는 원목야적장을 확보하고, 또 여기에 제조업체도 들어갈 수 있도록 지구지정을 해달라고 인천시에 요청하고 있다.

우리가 요청한 땅은 원목야적장과 제조공장 부지하고 해서 당초에는 각각 10만평씩 20만평을 요구했었다. 그런데 다시 실수요 조사를 한 결과 각각 15만평씩 30만평 정도를 신청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지금 발표된 인천항만공사는 3만4000평 밖에 안 되기 때문에 협회에서는 나머지 땅을 인천시하고 협조해서 목재단지로 지구지정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여기에는 저목장과 제조지역이 함께 조성돼야 한다는 게 우리 협회의 입장이다.

 

대한목재협회는 최근까지 북항 목재단지에 대한 수요조사를 하는 등 목재업계의 의견과 현황파악에 주력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협회와 업계에서 요구하는 북항 목재단지의 규모와 그 이유를 말해 달라.

=인천지역에 산재해 있는 제재소들을 한쪽에 모아 집단화함으로써 향후 목재산업의 경쟁력 있는 발전을 도모해 달라고 인천시에 건의한 상황이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나라 전체 목재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인천시의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차적으로 확보한 인천항만공사 땅이 절대적으로 적다 보니까 나머지 부족한 땅은 인천시에 요구해서 확보할 생각이다.

목재산업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수도권에서 가까운 항구도시인 인천을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다. 인천시 입장에서도 목재산업만큼 경쟁력 있는 산업이 없을 것이다. 때문에 인천시는 목재산업을 집단화해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또 최근에 부각되고 있는 병충해 관련 방역 및 소독문제를 봐서라도 항구 옆에 목재단지가 조성돼야 한다. 지금은 인천항으로 들어오는 원목들이 소독이 안 된 상태에서 인천시내 전부를 돌아 자가보세장치장에서 방역을 하고 있다. 이것을 한군데로 모아서 바로 방역을 하면 방역문제도 해결되고, 중량물 운송으로 인한 도시환경 파괴도 방지할 수 있다.

 

협회는 최근 한나라당 박상은 의원에 대한 북항 관련 자료제출 사실을 밝히면서, 현재 입찰공고가 난 원창동 437번지 인근 435번지에도 5만평 규모의 항만청 부지가 있으며, 이 땅이 북항 목재단지에 포함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우리 협회에서 목재단지 조성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박상은 의원을 만났다.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북항배후부지 8만4000평과 인접지 5만평을 목재단지로 조성하는 것을 인천시와 국토부 담당자들과 협의해서, 협회의 요구가 다 수용되지 않더라도 15만평 정도는 확보하는데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인천항만공사에서 3만4000여평 규모로 일방적으로 발표해서 우리 협회도 당혹스러운 실정이다.

 

협회는 그동안 북항단지 문제를 놓고 인천시와도 활발한 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발표 이후 인천시를 만나 보았나.
=
만나 보았다. 인천시도 인천항만공사에 가능한 목재단지를 집단화해야 한다는 협회의 요청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라고 협조요청을 했다는 것이다.

한진중공업 부지에 대해서는, 한진중공업에서 사용계획서를 아직 제출하지 않아서 이에 대한 목재단지 조성과 같은 조정을 하지 못하는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또 한진중공업 부지를 그린벨트에서 풀어주면서 너무 많은 특혜를 준 것이라며 환수조치와 대단위 기부체납 요구가 시민단체 등에서 일고 있다. 인천시 역시 항만 배후부지를 되도록 많이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 때문에 준공업지역으로 지정된 땅 중에서 일부를 목재단지로 지구지정 되도록 요청하고 있다.

시에서도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알고 있으며, 항구에 인접해 있어야 한다는 목재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지구지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협회는 북항 목재단지와 관련해 회원사 및 목재업체들로부터 6000여만원의 기금을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이 기금은 일정상의 이유로 집행이 보류된 채 협회에 잠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KMI에 용역을 주려고 살펴보니, 소요기간이 4개월이나 걸리고 비용도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많은 육칠천 만원이 소요되는 상황이었다. 인천항만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정상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게 된다.

때문에 4월 초에 인하대학교 산학연구단과 협약을 맺어서 거기에 용역을 제공한 상황이다. 지금 착수금으로 50%가 나갔고, 나머지 50%는 용역보고서가 완성되면 주기로 했다. 보고서는 7월말 완료될 예정이고 5월말에 80~90% 진행된 중간보고서가 나온다.

 

북항 목재단지 조성 및 입주에 있어 대한목재협회가 할 수 있는 더 이상의 역할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목재단지 조성에 있어 협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
인천항만공사의 발표는 분명 실망스러운 결과다. 하지만 그동안의 협회 활동이 이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인천 경제계에 있는 사람들은 목재산업의 특성을 감안해서 서구 남구 동구 등에 산재돼 있는 목재산업을 북항배후부지 인근에 집단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성과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크나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열 명으로 구성된 인천항만공사의 항만위원회 위원 중 한 명은 항만위원회 회의에서 목재산업을 집단화하고, 북항배후부지 입주기업 선정에 있어 목재업계와 사전 조율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위원은 목재업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다.

 

협회에서 일을 너무 조용하게 처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이번에도 뒤통수를 맞은 것 아닌가.
=
그동안 용역을 진행시키고 인천시나 항만공사, 국회의원 등을 만나 서류상으로 우리의 요구를 전달해 왔다. 그런데 인천항만공사에서 우리와 아무런 조율도 없이 일방적으로 터트려 버린 것이다.

우리도 참을 만큼 참았다. 일차적으로 사업설명회 때 항의를 했다. 현재 인천항만공사 사장 면담을 요청한 상태고, 오는 4월27일 오전 10시에 인천항만공사 정문 앞에서 대대적인 항의시위를 열 계획이다. 시위에는 (수요조사에서) 부지신청을 한 107개사를 중심으로 150개 전회원사가 참여할 것이다.

또 그와 별개로 이번 인천항만공사의 입주업체 선정기준이라든가 땅의 배분기준 등에 대해 감사원이나 청와대 등 관계기관에 진정을 넣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제는 한진중공업 부지 등 인천시와의 협상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 어찌 보면 지금부터 협회의 역할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
인천항만공사도 그렇고 인천시 역시 지역 경제에서 우리 목재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 우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찬밥대우 하고 있다는 게 이번 사태를 통해 여지없이 드러났다.

이번 일도 진작 협회가 설립돼서 사전 조율에 나섰다면 우리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돼서 보다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루아침에 개선될 수는 없겠지만 목재산업을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관철될 수 있도록 단합된 힘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