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돌탑
아름다운 돌탑
  • 나무신문
  • 승인 2011.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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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 정림사지

▲ 정림사지 5층석탑. 백제시대에 만들어진 탑이다. 육중한 돌로 만들었지만 하늘로 솟구치는 기상을 내뿜고 있다. 백제의 고도 부여 곳곳을 걷는다. 봄바람에 수양버드나무 가지 낭창거리는 궁남지 싱그러운 길을 걷기도 하고, 아스팔트길을 걸어 다시 읍내로 나가면서 정림사지에 도착했다. 정림사는 백제가 공주에서 부여로 수도를 옮길 무렵에 큰 역할을 한 사찰이었다. 백제 성왕 때 웅진(공주)에서 사비(부여)로 천도했다. 천도에 따른 민심의 동요와 천도를 반대했던 귀족의 의견을 잠재울 수 있었던 것 중 하나가 종교 였다. 당시 융성했던 종교가 불교였으니 정림사가 그 역할을 했던 것이다. ▲ 정림사지 5층석탑.
지금은 정림사 터에 5층 석탑과 석불좌상 등이 남아 있다. 정림사지로 들어가는 문을 통과 하면 앞에 정림사지박물관이 있고 왼쪽 옆으로 5층 석탑 등이 있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5층 석탑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석탑 앞에는 인공으로 파 놓은 연못이 있고 그 앞에 탑이 서 있다. 


돌탑이 아름답다. 우리는 탑돌이 하듯 탑 주변을 맴돌았다. 가까이 다가서기도 하고 멀리 떨어져 바라보기도 했다. 1400년 된 돌탑이지만 아직도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 아름다움은 아마도 비례와 균형의 법칙에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그 법칙이 어떻게 적용됐는지는 모르지만 그저 바라보면 볼수록 아름다움은 깊어져 갔다.


탑 기단이 길고 안정적으로 탑을 받치고 있는 느낌이다. 각 층의 지붕돌 끝이 약간씩 위로 솟아 있는데 그 하나로 육중한 돌이 하늘로 솟아오를 것 같이 가벼워 보인다.


장중하면서도 경쾌한 정림사지5층석탑 하나로도 정림사지를 찾아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되겠다.


▲ 정림사지 연못. 연못 뒤로 5층석탑이 보인다. 이 탑은 탑 자체의 아름다움 이면에 역사의 흔적을 안고 있다. 나당연합군으로 참전한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백제를 정벌한 기념탑’이라는 뜻의 글귀를 이 탑에 남겨놓아, 한때는 우리나라 사람들조차 ‘평제탑’이라고 잘못 알고 있었던 수모를 겪기도 하였다. 정림사지 5층석탑은 국보 제9호다. 탑 뒤 건물에는 석불좌상이 있다. 이 불상은 고려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얼굴과 몸의 선이 둥글둥글한 게 보통 불상과 약간 다르다. 특히 넓적하고 둥그런 얼굴 모양은 부처님 보다는 마음씨 좋은 아버지나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느낌이다. 이 불상은 보물 제108호로 지정됐다. 탑과 불상을 다 돌아 본 뒤에 박물관으로 향한다. 박물관은 백제불교문화관과 정림사지관 등이 있다. ▲ 석불좌상. 고려시대에 만들어졌다. 둥근 얼굴이 편안하고 해학적으로 보인다.
4월~9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그 이외 기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 입장요금은 1500원~700원. 매주 월요일은 박물관 휴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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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