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처럼 쏟아지는 수양벚꽃 ‘꽃사태’
폭포처럼 쏟아지는 수양벚꽃 ‘꽃사태’
  • 나무신문
  • 승인 2011.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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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국립현충원

▲ 현충원의 봄은 수양벚꽃나무로 상징된다. 가지를 늘어뜨린 수양벚꽃나무가 폭포수 같다. 국립현충원은 동작구 공작봉 기슭에 있다. 이 숲은 신갈나무, 굴참나무, 팥배나무, 리기다 소나무, 밤나무, 아카시아나무 등과 초본류 172종 등이 자라고 있는 살아 있다. 서울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했기 때문에 숲이 건강하게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숲에 천연기념물 243호 붉은배새매를 비롯해서 딱따구리 등 조류와 청설모 다람쥐 등도 볼 수 있다. ▲ 하늘 높이 자란 수양벚꽃나무에 꽃이 피었다. 그 가지가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자연이 살아 있는 묘역 안팎의 산길을 다닐 수 있다.(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현충원 문 개방) 주변 마을 사람들은 현충원 내 약수터에서 물을 길러 아침저녁으로 현충원을 오가기도 한다.  


현충원 안에는 호국지장사라는 절도 있다. 절 앞에도 약수터가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호국지장사 앞을 내려와 아스팔트를 만나면서 묘역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넓은 묘역에 묘비가 줄을 맞춰 서 있다. 묘비 하나에 꽃 한 다발 씩 어김없이 놓였다. 대통령의 묘, 애국지사의 묘비, 한국전쟁에서 죽어간 영령들의 묘비와, 해외 참전 용사의 묘, 이름 없이 죽어간 무명용사, 학도의용군의 영령을 기리는 묘비와 탑까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 현충원에 봄이 왔다.


▲ 홍매화. 홍매화에서 노래하는 이름 모를 새 소리도 들을만 하다 해마다 봄이면 국립현충원에는 화려한 꽃들이 만발한다. 그 꽃그늘에 앉아 봄을 느끼려는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현충원을 찾는다. 현충원을 대표하는 봄꽃은 수양벚꽃이다. 수양벚꽃은 수양버들처럼 낭창거리는 길고 가는 가지에 꽃을 피운다. 수양벚꽃 나무가 꽃송이를 맺은 가지를 늘어뜨린 그 모습이 마치 꽃이 만들어 놓은 거대한 폭포수 같다. 사람들은 그 꽃그늘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들은 꽃 사이로 뛰어 다니며 봄 햇살 같은 얼굴로 깔깔 댄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그 모습을 보고 있다. 카메라를 든 연인들은 ‘꽃폭포’를 배경으로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오가는 사람에게 둘 만의 다정한 포즈를 찍어달라고 부탁도 한다. ▲ 무명용사의 영령을 모신 비.
그렇게 사람들이 봄날의 추억을 만드는 동안 홍매화에 앉은 새가 ‘쫑쫑’거리며 봄노래를 한다. 만개한 목련의 화사한 아름다움도 있는가 하면 그늘에 피어난 목련 꽃봉오리는 촛불처럼 조심스럽게 꽃봉오리 피우고 있다. 해마다 봄이면 현충원은 꽃 안 핀 곳 없으며, 그 꽃 사이 사람 없는 곳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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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