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산 봄 바람은 꽃에서 인다
유달산 봄 바람은 꽃에서 인다
  • 나무신문
  • 승인 2011.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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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 유달산

▲ 차가 다니는 길에서 벗어나면 오솔길이 나온다. 오솔길에도 꽃천지다. 유달산에는 노적봉만 있는 게 아니다. ‘사공에 뱃노래 가물거리’는 삼학도에는 가요 <목포의 눈물>을 부른 가수 이난영의 이름을 딴 이난영 공원이 있다. 삼학도 옆에는 ‘새아씨 아롱 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을 흘렸던 목포항 부두가 있고 그 옆 유달동을 지나면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이 있는 유달산에 이른다. ▲ 유달산 아래 오래된 마을. 봄꽃이 피어난 산 아래 집들이 옹기종기 모였다.
그 옛날 술집에서 목청 높여 노래를 부를 수 있었던 시절, 사연이야 어찌 됐든 술에 취하고 흥에 겨운 사람들은 술자리에 앉아 목청을 뽑았다. 젓가락으로 장단을 맞추기도 하고 손뼉으로 추임새를 넣기도 했다. 지금은 노래의 선율과 배경음악, 가사까지 친절하게 제공 되는 노래방이 있지만 그때 그 술자리에서 부르던 그 노래와 그 흥에 비교할 게 못 된다.


전국적으로 실비집 술상을 뜨겁게 달구던 최고의 인기곡 <목포의 눈물>의 배경 무대인 목포 유달산에 봄이 왔다.


유달산(228.3m)은 바위산이다. 산허리를 감아 도는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길 수도 있고 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를 따라 등산도 즐길 수 있다.


목포시청 홈페이지에 소개된 등산코스는 두 개다. 첫 번째 코스는 유달공원 입구 - 달성각 - 유선각 - 마당바위 - 일등바위로 이어지는 2km 등산로다. 두 번째는 달성공원 입구 - 소요정 - 이등바위로 이어지는 1km 코스다. 등산로는 기암괴석이 수놓은 유달산은 몸으로 느끼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산 아래에는 가요 <목포의 눈물> 기념비와 조각공원과 난공원 등이 있다. 특히 2.7km의 유달산 일주도로는 목포시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드라이브코스로 유명하다.  


또 이곳에는 그 유명한 ‘노적봉’이 있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은 적을 물리치기 위해 바위 봉우리에 짚을 둘러서 마치 군량미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 같이 보이게 만들었다. 왜군의 전의를 꺾기 위한 계략이었다. 그래서 그 바위 봉우리 이름이 노적봉이 됐다.


▲ 유달산 산자락을 굽이 돌며 길이 이어지고 그 길 가에 봄꽃이 활짝 폈다. 봄이 찾아온 유달산에서 여행자를 먼저 반기는 건 봄꽃들이다. 유달산 일주도로를 따라 차를 달리다 보면 개나리와 벚꽃 등이 하얗고 노랗게 활짝 피어난 화사한 봄을 만들고 있다. 유달산 조각공원 인근에 차를 세우고 공원으로 올라가면 꽃이 만발한 오솔길을 걸을 수 있다. 조각공원에서 나와 노적봉이 있는 곳으로 차를 달린다. 꽃길이 계속 이어진다. 도로 아래에 오래된 마을이 보인다. 유달산과 산에 피어난 꽃무리 아래 터를 잡은 마을에는 오래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기암괴석과 봄꽃의 향연 아래 낮게 엎드려 있는 마을도 봄 기지개를 켜겠지. 예로부터 유달산은 영혼이 거쳐 가는 곳이라고 알려져 있었고, 그래서 산 이름 또한 ‘영달산’이었으니 아마도 봄꽃처럼 포근하고 따사로운 영혼이 가장 먼저 내려앉는 곳이 산 아래 그 마을이 아닐까 생각한다. ---------------------------------
■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