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해전 중 하나로 꼽히는 한산대첩, 그 바다에 서다
세계 4대 해전 중 하나로 꼽히는 한산대첩, 그 바다에 서다
  • 나무신문
  • 승인 2011.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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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 이순신공원

▲ 이순신 장군은 저 앞바다에서 학인진을 펼쳐 왜군 함대를 궤멸시켰다. 1592년 8월 14일 당포(현재 통영 산양읍 삼덕리)의 목동 김천손이 견내량(현재 거제대교 부근)에 정박한 왜군 함대를 발견하고 이순신 장군 진영에 알린다. ▲ 이순신공원. 바다를 향해 포가 놓여 있다.
이순신 장군은 적의 함대를 쳐부술 전술을 고민했다. 이윽고 이순신 장군은 한산섬 뒤에 59척의 함대를 숨긴 뒤 유인선 5~6척을 왜군 함대가 정박하고 있던 견내량으로 보낸다.


적장 와키자카 야스하루는 이순신 장군의 전술에 넘어가 유인선을 쫓아 전 함대를 이끌고 한산섬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건 이순신 장군의 ‘학익진’. 학의 날개처럼 바다에 진을 친 이순신 장군의 함대는 한산섬 앞 바다에서 일본함대를 궤멸시켰다. 이것이 이른바 세계 4대 해전 중 하나인 ‘한산대첩’이다.


경남 통영 정량동에 가면 ‘이순신공원’이 있다. 바닷가 언덕에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서 있고 바다를 향해 포가 놓여 있다. 포의 입구가 향한 곳이 바로 조선의 함대가 학익진을 펼쳐 왜군 함대를 궤멸시킨 한산도 앞바다다.


▲ 이순신 장군 동상.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해마다 그 바다에서 한산대첩의 학익진을 재현하는 축제가 열린다. 이순신공원에서 바라보면 학익진을 펼친 함대의 움직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멀리 한산도가 보이고 치열했던 전장, 그 바다는 이제 그윽하고 편안하다. 공원 한쪽으로 바닷가로 내려가는 계단을 만들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서 바다 바로 앞에 설 수 있다. 통영의 바다는 맑기도 하거니와 그 빛이나 질감도 다른 바다와 다르다. 바다 전체가 일렁이는 느낌은 바다를 살아 있는 유기체로 느끼게 한다. 또한 그 물빛이 짙은 옥빛이었다가 파란색으로 빛나기도 한다. 어떨 때는 그 속을 내보이지 않을 것처럼 깊은 초록의 바다도 보여주곤 한다. 이런 바다가 이순신 공원 앞에도 펼쳐진다. 나무계단을 따라 바닷가로 내려가면 갯바위가 있는 바다 바로 앞에 선다. ▲ 이순신공원에서 바닷가로 내려가면 저 갯바위 앞에 설 수 있다.
갯바위 주변을 어슬렁거리거나 그곳 어디쯤에 앉아 편히 쉬기도 좋다. 그러다가도 갯바위에 붙은 작은 굴을 따서 먹기도 한다. 보통 식당이나 시장에서 파는 큰 굴이 아니라 작은 굴이다. 작은 굴이 향은 좋다.


굴을 따는 것도 요령이 있는가 보다. 몸빼 바지에 창 넓은 모자를 눌러쓴 아주머니가 ‘굴 따기 달인’의 포스를 내뿜으며 옆으로 다가 오신다. 작은 도구로 ‘착,착,착’ 세 번 손을 놀리니 굴이 속살을 드러낸다. 그렇게 몇 개의 굴을 얻어먹고 계단을 올라 다시 공원 위로 올라왔다.
그 옛날 포연 자욱했던 이 바다에서 우리는 굴맛을 얘기하며 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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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