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삼월 벼랑 끝에서 봄바람을 기다린다
춘삼월 벼랑 끝에서 봄바람을 기다린다
  • 나무신문
  • 승인 2011.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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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목재업계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미증유의 사태에 직면해 있다.
우선 목재 주요 산지의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수입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품목에 따라서는 불과 한두 달 만에 30% 이상 가격이 치솟은 물건도 있다.


또 지난해부터 시작된 수입업체들의 수입기피 현상은 최악의 국내 재고량 부족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국내 제품가격이 올라가야 정상이다. 들여온 나무는 바닥이 났고, 앞으로 들여올 나무의 가격은 계속 올라갈게 불 보듯 뻔하다면 웃돈을 주고서라도 물건부터 확보해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지금의 목재시장은 ‘그나마’ 있는 나무마저 팔 곳이 없는 형편이다. 판다고 해도 원가 이하 판매가 부지기수다. 현금만 쥐고 있으면 거의 모든 제품을 수입원가 이하에 살 수 있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또 돈이 있어도 물건을 살 수 없는 지경이라는 말도 들린다. 소위 말해 덤핑 물건도 이미 다 소진이 됐고, 모든 거래가 원가 이하로 판매되고 있는 시장에서 덤핑이라는 말 자체가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점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국내 가격 또한 큰 폭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반의 중론이다. 은행 대출을 받아서라도 나무를 사야 할 시점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바람’이 불면 대출이자 정도는 쉽게 상쇠시킬 이익이 보장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양보해서, 대출은 아니더라도 자금 여력이 있으면 물건을 사야 할 때라는 데에는 열이면 열 공감하고 있다. 더 소극적인 입장에서도, 지금은 될 수 있는 한 가지고 있는 물건은 시장에 내다 팔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입업체들은 팔 곳이 생기면 어떻게든 창고를 열어 출고하려 애쓰고 있다. 물론 원가 이하 가격도 마다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목재업계의 사활이 걸린 어려움이 목전에까지 다다라 있다는 얘기다. 가지고만 있어도 돈이 될 게 자명한데 당장 살길이 막막하니 종자로 쓸 볍씨까지 밥 지어먹는 형국이다.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는 목재업계의 노고에 심심한 위로와 함께 건투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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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