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여행지, 통영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 통영
  • 나무신문
  • 승인 2011.03.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영 강구안부터 충무교까지

▲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 통영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 강구안. 저 산 위 마을이 벽화 마을인 동피랑이다. ▲ 통영의 바다는 아름답다. 바다 전체가 일렁인다.
통영을 여행할 때 마다 변하지 않는 생각이 있었다. ‘가족과 함께 이 바닷길을 걸으면 좋겠다.’


그리고 드디어 가족과 함께 통영에 가게 됐다. 여행을 하면서 ‘이런 풍경은 가족과 함께 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곳이 여러 곳 있는데 그 중 으뜸이 통영의 강구안부터 충무교까지 바닷길을 걷는 길이다.


그리고 지금 그 길을 걷는다. 강구안에 정박해 있는 크고 작은 배가 숨 가빴던 새벽 바다의 향기를 머금고 있었다. 바닷가 사람들은 여전히 활력 넘쳤고 강구안 앞 그림이 있는 산동네, ‘동피랑’ 마을은 이제 전국적인 여행지가 되었으니 오늘도 젊은이들이 카메라를 들고 동네 골목길을 누비고 다닌다.


중앙시장 길바닥에 즐비한 수산물들이 손님을 기다린다. 우럭과 광어 놀래미 등 이것저것 다 해 삼만 원, 오늘 시세 참 싸다 싶어 있다가 오기로 했다.


▲ 충무교 아래 바다로 가는 길, 해가 지고 있다. 회를 사준다는 조건으로 아이들을 꼬드겨 왕복 6km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강구안 문화마당 앞 바다에는 언제나 거북선이 떠 있다. 거북선 안으로 들어가서 거북선의 내부도 살펴볼 수 있는데 거북선 구경은 통영 바다 구경의 양념에도 못 미친다. 거북선 앞 충무김밥 거리에서 충무김밥으로 시장기를 달랜 뒤라서 그런지 아이들이 씩씩하게 걷는다. 저 먼 하늘이 노랗게 변하고 있다. 바다를 따라 굽은 도로 옆 인도를 따라 걷는다. ▲ 해는 넘어가고 노을만 남았다
이 바다는 언제나 봐도 특별하다. 파도로 부서지거나 소리 내어 밀려오고 쓸려가는 법도 없다. 그저 조용할 뿐이지만 바다는 그 전체가 하나의 생명을 가진 유기체 같이 꿈틀대거나 넘실댄다. 점액질 용액이 파문을 일으키며 일렁이는 것처럼 거대한 바다 전체가 한꺼번에 일렁이는 것이다.


▲ 충무교에 올라가서 바라본 풍경. 바다와 도로가 한 눈에 들어왔다. 그런 바다에 어김없이 쪽배가 떠 있다. 낡은 밧줄에 매달려 물결 따라 흔들리는 배에는 긴 장대가 놓여 있다. 바다로 나간 어부의 손에 들려 일을 돕는 장대다. 그 위로 저녁이 진다. 저 먼 하늘은 벌써 노랗게 물이 들었다. 우리는 그 노을 속으로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반환지점인 충무교 위에 섰다. 언제나 그렇듯이 충무교 위에서 강구안 항구를 바라보는 풍경은 가장 아름답다. 바다의 삶과 육지의 삶이 나란히 달리고 있는 그 풍경은 여행자를 동화의 나라로 인도하거나 생활의 편린이 모여 있는 세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 충무교 위로 하루일을 마친 사람들을 태운 시내버스가 지나가고 그 뒤 먼 하늘에 노을이 피어나고 있다.
돌아가는 길 아이들은 벌써 회 타령이다. 어둠이 짙어지기 시작하는 중앙시장은 여전히 북적거린다. 삼만 원으로 낙점했던 회를 떠서 산양읍에 있는 클럽이에스 통영리조트로 왔다. 서해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한 클럽이에스 통영리조트는 사람 마음 편안하게 만드는 숙소였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솔숲을 지나 지중해식 건물에 부딪힌다. 아이들은 그 안에서 통영의 바닷길 6km를 걸은 댓가로 받은 회로 배를 채웠다. 내일은 왕복 8km를 걸어야 된다는 것을 모른 채 아이들은 행복하게 재잘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