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파도 우렁찬 그 소리도 없다. 맑고 푸른 바다가 길 아래 모래와 갯바위에 숨죽이듯 스며든다. 갈매기 몇 마리 소리 없이 날고 섬들도
그 바다에서 가볍다.
여태까지 본 항구 가운데 통영의 강구안이 가장 마음에 남는다. 통영의 바다는 오래 전부터 마음에 그렇게 남았고, 통영의 또 다른
바닷가 산책로를 걷는 이번 통영 여행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걷기 여행의 출발 지점이자 도착지점이 도남동 ‘충무마리나리조트’다. 출발지점이 도남동이고 반환지점이 산양읍에 있으니 이 길 이름을
‘도남~산양 바닷가 산책로’라고 이름 지었다.(이 길은 원래 ‘수륙~일운 해안도로’ 또는 ‘삼칭이 해안로’ 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아주 작은 모래사장이 보인다. 그 앞에 의자가 놓인 쉼터가 있고 쉼터 위로 계단이 있다. 계단으로 올라가서 길과 바다를 한 눈에
넣고 바라본다. 길은 산기슭을 따라 구불거리며 이어지다가 저 앞 산모퉁이를 돌아서면서 보이지 않는다. 조금 더 가니 통영 공설해수욕장이
나온다. 이 길에 있는 유일한 해수욕장이다.
■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