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영하 12도, 눈밭에 텐트를 치다
체감온도 영하 12도, 눈밭에 텐트를 치다
  • 나무신문
  • 승인 2011.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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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주 씨알농장 오토캠핑장

▲ 이번에는 셋이 캠핑을 했다. 다들 작은 텐트 하나씩 들고와 눈밭에 집을 지었다. 텐트 안에 놓아 둔 물병에 물이 얼었다. ▲ 설중캠핑의 모닥불은 평범하지 않았다. 흰 눈밭에 벌겋게 달아오른 잔불이 보기좋았다.
설중 캠핑은 캠퍼들에겐 낭만이다. 텐트를 치고 난 뒤 눈이 내리는 경우와 눈 다 내린 뒤 수북이 쌓인 눈밭에 텐트를 치는 경우가 있는데 분위기를 보자면 텐트를 다 치고 난 뒤 함박눈이 내리는 경우가 낭만의 으뜸이다. 그런 분위기에서는 장작불을 피워야 한다. 나무 타는 냄새가 하얀 눈과 어울려 공감각적 이미지로 캠퍼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그러나 눈이 쌓이지 않고 내리면서 녹는다거나 눈 내리고 날이 푹해져서 땅이 질척인다면 캠핑을 끝내고 철수할 때 눅눅함은 감수해야 한다. 아무튼 눈은 내렸고 기온은 체감온도 영하 12도를 알리는 기상청 예보를 보고 떠났다.


경기도 양주시 광사동 295번지. 양주 씨알농장 오토캠핑장.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고 서울을 출발했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이동 시간이 1시간도 안 걸렸다.
캠핑장에 거의 다 가서 큰 도로(신도아파트 앞)에서 캠핑장으로 들어가는 길로 좌회전이 안 되기 때문에 조금 더 올라가서 유턴한 뒤 우회전 하면 된다.


산자락을 올라가면서 계단식으로 사이트를 만들었다. 줄 맞춰 캠핑을 하는 식이 아니다. 사이트 구획이 없어 텐트 크기에 상관없이 여유 있게 텐트를 칠 수 있다. 사이트는 그런대로 숲 분위기가 나지만 눈앞에 아파트 건물이 보일 정도로 큰 도로와 가깝다. 전기도 사용할 수 있고, 화로 내 모닥불을 피울 수도 있다. 온수도 나오며 매점도 있다. 수세식화장실은 남녀 별도다. 


산기슭에 있는 캠핑장이라서 겨울에 눈 오면 산비탈에서 눈썰매를 탈 수 있다. 여름에는 간이 수영장도 운영한다고 한다(여름에 직접 확인은 못 했음) 캠핑장 앞에 연밭이 있어서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연꽃이 필 때면 아름다운 연꽃 구경도 할 수 있다.


▲ 캠핑장 사이트로 올라가는 길에 눈이 쌓였다. 그곳에서 아이들이 눈썰매를 타고 논다. 캠핑장까지의 거리가 한강대교 기준 약 43km 정도 된다. 캠핑장이 산기슭 계단식 사이트라서 만석이 아닐 경우에는 독립된 공간 또는 확 트인 공간 등을 기호에 맞게 찾아 텐트를 칠 수 있다. ▲ 숯불 삼겹살이 아니라 프라이팬 삼겹살을 먹었다. 후추를 뿌려 먹는 삼겹살이 맛있다.
단점이라면 주변에 아파트도 보이고 밤이면 큰 도로를 질주하는 차 소리가 들린다. 자연 속에 푹 빠져 있다는 느낌이 없다. 물 많은 개울이나 계곡이 없어 여름철 물놀이 등을 즐길 수 없다.(이에 캠핑장은 여름이면 간이 수영장을 만들어 운영한다고 한다.) 화장실과 개수대 등이 컨테이너로 만든 시설물에 설치됐다. 화장실 대소변기는 각각 4~5개 정도 있는데 겨울인데도 약간의 냄새가 있었다.


캠핑 명당은 화장실과 매점으로 운영되는 컨테이너 세 동이 있는데 그 중 남자화장실 문을 등지고 직진하면 나오는 사이트다. 화장실 개수대 등과 가깝고 길에서 한 계단 정도 위에 위치한다)


1박에 2만원, 연박 시 1만원 씩 추가 된다. 전기요금은 5천원이고 장작1단에 1만원을 내야 한다. 인터넷 예약도 받고 남은 사이트는 선착순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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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