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물다섯 자에 갇힌 목재산업과 산림청장
사설/스물다섯 자에 갇힌 목재산업과 산림청장
  • 나무신문
  • 승인 2011.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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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돈구 제29대 산림청장이 취임했다.


목재산업을 관할하는 기관에 새로운 수장이 나타난 것이다. 환영하고 반길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목재업계에서는 환호보다는 걱정의 소리가 먼저 들리고 있다. 심지어는 이번 산림청장 교체는 차관급 인사 머릿수 채우려고 한 것이라는 혹평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갑작스런 인사라고는 하지만, 수십 년 학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 오던 사람을 산림청장에 발탁한 것에 대한 평가치고는 너무 지나친 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또 이제 막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는 점에서 ‘있을지 모르는 과오’를 들먹여 폄하하는 것 또한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그러나 최근에 보여지고 있는 산림청의 목재산업에 대한 태도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아주 이해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


산림청은 지난 2009년부터 해외목재산업동향을 파악해 목재업계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실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진행된 이 사업을 통해 산림청은 전 세계 12개국에 달하는 주요 목재생산국들의 동향을 한 달 단위로 정리해 업계에 공개했다.


주지하다시피 국제 목재시장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다시피 한 국내 목재업계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런데 이 사업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올해부터 중단됐다. 예산이 전액 삭감돼 어쩔 수 없다는 게 산림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해 사업자 선정 시에 입찰을 둘러싼 잡음이 발생한 게 주원인이라고 상당수 목재업계 관계자는 생각하고 있다. 다시 말해 산림청이 작은 잡음이 귀찮아서 업계 전체에 돌아가는 큰 혜택을 없애버렸다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산림청은 지난해 목재산업 진흥을 위한 10년 과제를 마련한다며 ‘목재산업대책 수립을 위한 TF팀’을 구성한 바 있다. 당시 이상길 차장이 주재한 이 팀에는 산림청은 물론 업계, 학계, 언론계 등 마흔다섯 명이 참석해 성대한 출범을 알린 바 있다.


하지만 작년까지 마무리하고 가능한 올해 예산에까지도 반영하겠다던 당시의 호언장담은 해를 넘긴 지금까지 ‘초안작성 단계’에 머물러 있다. 흐지부지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 더해 나온 것이 총 여섯 단어, 스물다섯 자로 ‘목재산업’을 정리한 이돈구 청장의 취임사다. 이돈구 청장은 목재업계의 떨떠름한 환영에 할 말 없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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