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한민국 목재灣<만>의 여명은 언제 열리나
사설/대한민국 목재灣<만>의 여명은 언제 열리나
  • 나무신문
  • 승인 2011.02.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체 간 경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사업에 있어 서로 지켜야 할 상도의는 고사하고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의리마저 헌신짝처럼 저버리고 있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남양재 물량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수입업체 간 물건 빼돌리기가 횡횡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입방미터당 10달러만 얹어주면 신용장(L/C)이 열린 물건까지도 서슴없이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물건은 빼앗긴 수입업체는 넋을 놓고 있다가, 들어올 물건만 믿고 이쪽에 수립해 놓은 모든 계획들을 수포로 돌려야 하는 아픔을 겪어야 한다. 칼만 안 들었지 강도나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하지만 일이 이 지경에 이른 데에는 수입업체들 스스로가 시장을 어질러 놓은 결과라는 지적이다. 피해업체 또한 그 책임에서 일정부분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가격경쟁으로 제살을 깎아먹다 보니 주력 품목 없이 이것저것 돈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벌여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게 지금의 목재산업이다. 산지와 시장현실에 대한 고민이 아닌, 남의 집 창고에서 나가는 트럭 뒤꽁무니나 바라보고 하는 장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좀 된다 싶은 품목은 여지없이 산지 가격은 올라가고 국내 가격은 내려가는 수순을 밟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제품의 비정상화에까지 이른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경쟁에서 벗어나 있는 제품을 찾다보니 용도에도 안 맞은 엉터리 물건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대체재의 본래 의미는 같은 용도로 쓸 수 있는 비슷한 물건이라고 할 수 있다. 비슷하다는 것은 물건의 품성은 물론 가격대까지 포함된다. 하지만 지금 국내시장에서 통용되는 대체재란 ‘알려지지(검증되지) 않아 마진을 많이 볼 수 있는 것’에 더 가깝다.


이러한 대체재 찾기 경쟁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데크재 종류만도 수십 가지에 이르고 있다. 누구 하나 국내에서 사용되는 데크재 수종이 몇 가지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현실이다.


보통 서너 가지 수종에 국한돼서, 입방미터당 100달러 이상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게, 목재 소비 선진국들의 데크시장이라는데, 우리는 수종에 따라 많게는 700달러까지 차이가 나고 있다. ‘스펙박기’와 부적격 제품이 판을 친다는 얘기다.


이제 이 어둠의 순환 고리를 끊고 밝은 미래에 눈을 떠야 한다. 스스로 눈뜨지 못하면 여명도 찾아오지 않는다.

Tag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