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목재시장은 관제탑 없는 비행장이다
사설/목재시장은 관제탑 없는 비행장이다
  • 나무신문
  • 승인 2011.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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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하면 막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소할재 시장에서의 러송의 독주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거의 100%에 육박하던 점유율은 최근 들어 불과 두세 달 만에 50% 가까이 내려앉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리하게 계속되는 불경기 속에서 몇 안 되는 효자종목으로 주목받고 있는 자작나무합판 역시 시대의 골칫거리로 전락할 위기에 봉착해 있다. 현재의 국내 소요량으로 계산했을 때 길게는 2년 치까지 재고가 쌓여 있다는 분석이다.


이 또한 불과 몇 달 동안 불시에 일어난 사건이다. 당초 대여섯 곳에 불과하던 수입상이 두세 배로 늘어나다 보니 수입량 또한 급격하게 늘어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와 같은 예가 우리 목재업계에서는 그리 놀랄 일도 아니라는 데 있다. 원목이 그렇고 합판이 그렇다. 구조재 OSB 등 목조주택자재에서 조경용 바닥재까지 어느 하나를 가리지 않고 부지불식간에 시장상황이 뒤집어지는 예가 부지기수로 일어난다.


뉴송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어느 제품이 얼마만큼이나 국내에 수입되는지 도통 알 수 없는 게 우리 목재산업이다.


사정이 이러니 시시각각 벌어지는 황당한 상황들 모두가 전망이나 이유가 아닌 단순한 현상에 머물러 있다. 이유를 알아내 상황을 개선하고 전망함으로써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게 정상적인 시장이다.


현상만 있고 전망과 이유가 없는 시장은 관제탑 없는 비행장과 다를 바 없다.
목재산업에서의 전망과 원인은 다른게 없다. 어떤 나무와 제품이 얼마나 어떻게 들어와서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이 데이터의 구축과 제공은 개인이 할 수도, 해서도 안 되는 일이다.


산림청이 나서라는 말이다. 누구나 신뢰할 수 있고 공신력 있는 목재 수입 및 가공, 유통 정보를 내놓을 가장 합리적인 기관은 산림청이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어려운 일도 아니다. 수입자를 중심으로 뭉친 대한목재협회도 있고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도 있다. 모래알 같던 예전의 목재업계가 아니다. 목재시장 관제탑 세우기는 의지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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