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치 앞이 불투명한 한치각 시장이 시사하는 것
사설>한치 앞이 불투명한 한치각 시장이 시사하는 것
  • 나무신문
  • 승인 2010.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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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할재, 한치각재, 지붕장선, ‘다루끼’ 등 불리는 이름도 많고 쓰임새도 많은 한치각 시장이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치각은 주로 인테리어내장 공사에 고정용 장선이나 서까래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규격은 원래 한 치 33mm 정각재이지만 제재손실 등을 감안해 통상 30mm 정각재로 생각하면 된다. 최근에는 28mm에서 더 작게는 27mm까지 수요에 따라 규격도 다양해졌다.


한치각용 주요 수종은 전에는 라왕이 대세를 이루었지만 IMF 사태를 기점으로 미송(미국산 소나무)에서 뉴송(뉴질랜드산 소나무)을 거쳐서 러송(러시아산 소나무)으로 정착하는 과정을 이어오고 있다.


물론 캐나다송이나 독일송이 대체품으로 간혹 시장에 등장하고 있으며, 합판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는 LVL 제품도 종종 눈에 띄고 있다.


이처럼 수종과 규격은 변화무쌍한 요동을 보이고 있지만, 명칭은 수종과 규격 가공방법에 상관없이 ‘그러한 것’을 소할재나 한치각 등으로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필수불가결한 제품이라는 반증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 건축자재 상점에서 꼭 갖추지 않아도 될 것을 순서대로 뺀다고 가정했을 때, 맨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한치각이다.


그런데 최근 이 없어서도 안 되고 없어질 수도 없는 ‘약방의 감초’ 한치각이 원자재 구득난에 직면해 있다. 주종을 이루던 러송의 수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북미산 소나무로 대체됐는데, 최근에는 이마져도 여의치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최소한 내년 봄까지의 원자재 수급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한치각이 시장에서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시 뉴송으로 돌아가던지, 이도저도 아니면 쇠파이프라도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이 한치각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암운을 드리우고 있는 원목 확보 전쟁의 한 단면이라는 점에서 면밀히 검토돼야 할 문제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필수불가결한 자원으로서의 국제 원목시장 동향에 대한 정부차원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관리와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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