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재탕에 삼탕 국정감사는 누구 책임인가
사설/재탕에 삼탕 국정감사는 누구 책임인가
  • 나무신문
  • 승인 2010.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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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의 산림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지난 7일 열렸다.
한 의원의 말을 빌리자면 ‘무사안일하고 소극적인 업무처리의 대명사가 산림청’이라지만, 볼거리 없고 밋밋한 국정감사의 대명사 역시 산림청 국정감사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올해의 국정감사에서도 매년 흘러나오는 레퍼토리가 녹음기 틀어놓은 듯 흘러나왔고, 판에 박힌 듯 뻔한 대답 또한 그 소리가 그 소리였다.


골프장 등의 산지전용과 산림청 헬기의 잦은 고장, 만년 적자에 시달리는 자연휴양림, 산림관련 자격증 불법대여, 목재펠릿 산업에 대한 잘못된 예측, 산림훼손지 방치, 턱없이 부족한 산림사업 정책자금, 소나무재선충 방제 문제, 국유림 무단점유 실태  등 지난해에도 나왔으며 지지난 해에도 지적된 단골메뉴들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이처럼 매년 같은 문제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산림청의 잘못이다. 의원들이 게을러서 같은 말만 되풀이 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산림청이 국감을 통해 지적된 문제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조금이라도 개선시키려 했다면 이러한 결과는 결코 발생할 수 없다. 국정감사는 대부분 어느 기관에서의 ‘수행한 일’에 대한 평가와 ‘수행해야 함에도 하지 않은 일’에 대한 책임추궁이라고 할 수 있다.


산림청 국정감사가 매년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소리는 산림청의 하는 일이 매년 그 나물에 그 밥이고, 더 이상 해야 할 새로운 일도 마땅히 없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더욱이 같은 문제로 매년 같은 질타를 받는다는 것은, 문제를 알려주고 치는 시험에서 매번 낙제점을 받는 멍충이와 다를 바 없다.


멍충이가 아니라면 누가 뭐라고 하든, 국민이야 어떻게 되든, 보장된 정년 동안 월급이나 꼬박꼬박 타 쓰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비양심 공무원 소리를 들어도 싸다.


내년에는 ‘무사안일하고 소극적인 업무처리의 대명사’라는 말은 듣지 말아야 한다. 나라의 녹을 먹는 공무원이라면 최소한 ‘한 일’과 ‘해야 할 일’에 대한 평가와 요구를 들어야 한다. 한 일도 없고 할 일도 없다는 질타는 심각한 수준의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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