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재료는 메밀과 고구마다. 메밀은 봉평에서 나는 메밀과 중국산 메밀을 섞어서 쓴다. 여기에 고구마 전분이 들어가는데 전분을
만드는 재료는 여주 특산물인 여주 고구마다.
천서리 냉면 맛은 중후하면서 묵직한 게 특징이다. 여기에 면발과 부재료의 맛이 매운 맛
속에서도 각각 살아서 톡톡 튄다. 그 모든 맛을 아우르는 것은 이 맛 저 맛이 엉켜 녹고 스며들어 만드는 제3의 맛이다.
과거를 기억하는 몇몇 사람들의 기억을 더듬어 알아본 정보에 의하면 한국전쟁 이전에 이포나루에서 국밥과 국수를 말아 팔고 술도 함께
팔았다고 한다. 이 사실에 기초해 볼 때 이포나루에는 그 이전 조선시대 혹은 더 오래 전부터 나루를 오가는 사람들의 허기와 팍팍한 발걸음을
달래주던 주막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더 굳어진다.
천서리를 막국수 마을로 만들고, 천서리 막국수의 맛을 만든 이홍순 씨 또한 그 당시 이포나루에서 밥과 술을 팔던 사람이었다.
이포나루의 막국수 역사는 한국전쟁 때 잠깐 끊어 졌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이홍순 씨는 천서리를 잠시 떠났다. 그렇다고 막국수 만드는 일을 접은
것은 아니었다. 이런저런 궁리 끝에 그는 곡수라는 곳에서 식당 문을 열게 됐다. 그리고 약 30여 년 전에 지금의 자리인 천서리로 식당을 옮기고
막국수를 다시 팔기 시작했다. 그 맛의 역사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인 아저씨는 식당 한쪽 테이블을 가리키며 “우리 집도 대를 이어 국수를 말고 있지만 저 손님들도 대를 이어 우리 집을 찾아
주네요”라며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