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산업화, 자재 개발 중소기업 지원 필요
한옥산업화, 자재 개발 중소기업 지원 필요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0.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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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의 한계 두지말고, 인위적 수요창출 선행돼야”

   
‘한옥 르네상스 시대의 실현’을 주제로 최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0 AURI 도시건축정책포럼’에서는 ‘한옥의 산업화’를 놓고 창의적인 한옥, 다양한 형태의 한옥이 집중 토의됐다. 


오후 2시부터 건축사무소 및 관련 연구소, 건축학과 등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 관련 업계 및 학계의 비상한 관심 하에 시작한 이번 포럼에서는 현행 건축법(시행령) 상 목구조 방식의 기둥 및 보와 한식 지붕틀 구조, 자연재료 마감의 전통양식 건축물로서의 전통 한옥 개념에서 과감히 탈피, ‘한스타일’이 가미된 현대식 한옥, 다양한 ‘창의적인 한옥’으로 한옥 건축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중점적으로 논의 됐다.


한옥이라는 개념에 한계를 긋지 말고 재료에서도 나무 뿐만 아니라 흙, 철근도 사용하면서 한옥으로 여길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모두 수용하자는 것.
현재 3.3m² 당 1000만원 1200만원으로 시중 주택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고비용도 이같은 산업화의 걸림돌로 지적됐으며, 활성화 방안으로 자재 공급이나 자재 개발 부문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얼문화유산연구원 양윤식 원장도 “현재 한옥 시장은 공급과 수요의 법칙이 적용되기 어려운 여건”이라며 “인위적으로라도 수요를 창출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량생산에 적합한 부재 가공시스템, 한옥 건축법의 집대성 및 보편화, 한옥 축조의 기계화, 신한옥 표준 매뉴얼 개발 등도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양 원장은 시공방식의 체계화도 공사 기간이나 비용을 감소시키는 급선무로 지적했다.
공공투자를 통해 시장 기능이 작동할 정도로 그 크기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피데스 개발 김승배 대표는 “매년 30만~40만호 가량 지어지는 신축 주택에서 1만~2만호 가량은 한옥 시장으로서의 가능성을 갖고 있는 셈”이라며 “개별 소비자 측면에서 시장 기능이 적용되려면 현재 1000채 가량 지어지는 1000억원, 2000억원 한옥 시장으로는 어림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세대 당 필지 면적, 개발 계획 상 제한 등 장애 요인을 풀어주고, 기금 등 소비자 개인에 대한 지원 제도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목포대 조준범 교수도 아파트 건축법에 양옥 건축법 적용을 받는 현실도 사업화의 방해 요소인 데다, 한옥에 적합한 법제도의 미비도 개선점으로 꼽았다.


조 교수는 또 서양식 건축물에 기초한 법제도는 한옥 건축에 장애가 된다며, 한옥 건축에 불리한 점은 과감히 고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에서 비용 지원이 아니라 자재 공급이나 자재 개발을 중심으로, 이들 중소 기업에 대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활성화 방안에서 목포대 건축학부 황혜주 교수는 “현재의 한옥 재료에 대한 논의는 나무가 훌륭한 재료이기는 하지만 너무 목재에 국한된 느낌”이라며 “짚, 흙, 철근 등 재료에 한계를 두지 말고 어떤 형태라도 한옥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면 한옥으로서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목포대 최 일 교수는 이에 대해 “기와집만 한옥이 아니라 초가도 한옥”으로 요약하며 고비용이 한계로 지적되는 현실에서 경제력 차이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한옥이 시장에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을 주최한 건축도시공간연구소(소장 손세관)는 오는 9월에도 ‘근대 문화유산의 재활용’ 포럼을, 이어 12월에는 ‘국가품격 향상을 위한 SOC 디자인 개선’에 관한 포럼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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