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지고 깨지고 뒤틀리는 ‘합성목재’
휘어지고 깨지고 뒤틀리는 ‘합성목재’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0.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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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업계, 전국적인 하자발생 사례 수집해 전파시작

   
▲ 최근 전국적으로 합성목재의 하자발생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한 목재유통업체에서 배포 중인 합성목재의 하자사례.
시민단체는 ‘친환경적이지 못하다’며 공공공사에서 퇴출

 

‘합성목재’(WPC, wood plastic composite)에 대한 목재업계의 반격이 본격화되고 있다. 또 일부 시민단체들에 의해 공공 조경공사에서 합성목재가 퇴출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지난 2008년 나무신문에 의해 모 합성목재 업체에서 배포한 목재를 폄하하는 영업자료가 알려지면서 목재업계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영업자료의 주요 내용은 △내수성에 있어 목재는 수분에 약하지만 합성목재는 강하다. △목재는 변형 갈라짐이 있지만 합성목재는 없다. △내부후성, 내충성에 있어서도 목재는 취약하지만 합성목재는 강하다. △목재의 사용수명이 3~5년인데 반해 합성목재는 15년 이상이다. △목재는 방부처리로 인체에 유해하지만 합성목재는 인체에 무해하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목재협회, 다음은 화목가격과 합성목재' 2008년 11월기사 참조>


이후 목재업계에서는 대한목재협회를 중심으로 합성목재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합성목재’에서 ‘목재’를 사용치 못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되기도 했다. 아울러 국립산림과학원 역시 플라스틱이라는 용어를 배제한 채 목재만을 부각시킨 ‘합성목재’는 부적절한 용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업계의 이와 같은 분위기는 갑자기 불어닥친 전세계적 경기불황 등을 겪으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 했다.
하지만 합성목재에 대한 업계의 반격은 협회나 단체를 통한 공식적인 대응은 거의 사그라들었지만, 개별 업체들의 합성목재에 대한 반격은 더욱 정교해지고 객관적 정보로 무장한 것으로 나무신문의 취재결과 들어났다.


이들 업체들은 전국적으로 합성목재의 하자발생 사례를 조사해, 사진과 함께 이를 공식적인 문건으로 만들어 관련기관 및 업체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최근 나무신문이 입수한 모 천연데크재 유통업체의 자료에 따르면, 갈라짐 등 변형에 강하다는 합성목재 업계의 주장과는 달리 뒤틀리거나 휘어지고, 갈라지는 하자가 전국 합성목재 시공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재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합성목재 생산업자들은 마치 합성목재가 갈라지지도 않고, 썩지도 않고, 뒤틀리지도 않는 완벽한 소재인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실상은 전국에 걸쳐 뒤틀림 등 하자발생이 잇따르고 있다”며 “목재업계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합성목재의 ‘자연친화적이지 못한 특성’으로 인한 시민단체의 거부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경북 울진군에서는 당초 합성목재로 설계된 조경공사가 시민단체의 반대로 목재로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울진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올해 착공 예정인)20여억원 규모의 생태탐방로 공사에서, 당초 예정된 합성목재 대신 천연목재인 멀바우 수종으로 바꾼”사실이 있다며 “이는 산간계곡에 들어서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합성목재가 자연친화적이지 못하다는 민간 자문위원단의 권고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에둘러 인정했다.


확인 결과 울진군은 이와 비슷한 시기에 생태탐방로뿐 아니라 친환경엑스포 시설공사와 농촌테마공원 조성사업 등에서도 계획된 합성목재를 퇴출시키고 목재를 사용하거나, 사용키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