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목재펠릿 산업이 꼼수로 될 일인가
사설/목재펠릿 산업이 꼼수로 될 일인가
  • 나무신문
  • 승인 2009.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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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사업이라는 것은 그 시작에 있어서 만큼은 긍정 보다는 부정에서 시작해야 한다. 추진하려고 하는 사업이 어째서 성공할 수밖에 없는지를 생각하기 전에, 무엇 때문에 실패할 것인지 부터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말이다. 아주 사소한 부정적 요소까지 철저하고 냉철하게 가려낸 다음에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통장 속의 사업자금이 바닥났을 때에는 아마도 사돈의 팔촌까지 나서서 융통해 줄 것이라는 ‘긍정’으로 출발한 사업이 있다면, 그것은 사업계획이 아니라 공상에 불과하며 사상누각이다. 사돈의 팔촌은 고사하고 사돈은 분명 안 될 것이고, 부모형제들도 선뜻 도와주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이 있어야 ‘유사시 자금융통 방안’이 마련되는 것이다.


산림청은 지난 7월 이명박 대통령에게 ‘폐자원 및 바이오매스 에너지 대책 실행계획’을 보고한 바 있다. 그런데 ‘2단계 숲가꾸기 5개년 계획’에 있어 매년 산물수집량을 누계치로 집계한 것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오는 2013년에는 그해 수집계획양인 180만㎥가 아니라 650만㎥로 표기돼 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의 수집량을 합산했기 때문이다. 백번 양보해 살펴보더라도 산림청의 이번 대통령 보고는 착시효과를 노린 꼼수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수집된 산물은 모아두었다가 5년 후에 한꺼번에 사용하는 게 아니다. 펠릿이 됐든, 칩이 됐든, 목질보드류 원재료가 됐든 그때그때 사용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물론 산림청은 삼척동자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


목재펠릿 산업은 수백억원의 국고가 투입되는 사업이다. 우리의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에 있어서도 중요한 축으로 인식되고 있다. 산림청 역시 오는 2020년까지 숲가꾸기 및 바이오순환림 조성을 통해 500만톤의 목재펠릿을 공급함으로써, 국내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의 12%를 충당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시작부터 숫자놀음 꼼수나 부리는 산림청의 이와같은 공언을 믿을 수 없다. 산림청은 그 전문가적 식견을 그럴듯한 보고서 만들기에 허비할 게 아니다. 하루빨리 목재펠릿 산업이 왜 성공할 수 없는지부터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에게 잘 보이는’ 진짜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