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팥배나무좀아, 우리 집에 왜 왔니?
사설/팥배나무좀아, 우리 집에 왜 왔니?
  • 나무신문
  • 승인 2009.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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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목이 또 문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최근 일부 불량 방부목이 해충피해까지 유발하면서 조경시설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조사의 요점은 조경시설물에 대한 팥배나무좀 피해사례가 신고돼, 시료를 채취해 들여다보니 피해를 입은 방부목 대부분이 건조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방부액 흡수량이 현저히 적었으며 양생기간 또한 적절히 지켜지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목재방부업계와 일부 전문가들은 방부목은 원래가 흰개미와 같은 극히 일부 해충을 제외하고는 방충효과 자체가 없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조경시설물의 해충피해는 방부목재에 책임이 있는 게 아니라, 해충피해 우려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방충처리를 하지 않은 설계상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쉽게 말해 독감백신을 맞은 사람이 감기에 걸렸다며 항의하는 것까지야 받아줄 수 있지만, 왜 무좀이 낫질 않는지 따지는 건 이치에 어긋난다는 목소리다.


또 이러한 문제가 야기된 데에는 국립산림과학원의 고시에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고 목재방부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방부목의 경우 나무를 직접적인 먹이로 삼는 흰개미 등 극히 일부의 해충만 퇴치할 수 있음에도, 산림과학원 고시는 ‘목재의 방부·방충 처리기준’이라고 함으로써 마치 거의 모든 해충피해를 막을 수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과학원 고시에서 방부목의 방충 성능을 흰개미 등에 국한하거나, 방충부분을 아예 삭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의 방부목 사용환경 범주를 방충요인까지 고려해 다시 설정하고, 약제의 성능기준 또한 방부만이 아닌 방충기준까지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필요에 따라서는 별도의 방충처리 규정을 마련하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과학원에서는 제대로 처리된 방부목은 방충효과까지 지니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이번 경우는 해열진통제를 먹은 환자가 열은 내렸지만 진통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누가 옳든 중요한 것은 ‘방부목이 또’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는 ‘또 한 번’ 면밀히 점검해 봐야 할 문제라는 점은 분명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