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시회 통합, 다음에는 참가업체들이 할 것
사설/전시회 통합, 다음에는 참가업체들이 할 것
  • 나무신문
  • 승인 2009.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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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하우징페어와 하우징브랜드페어의 통합 개최가 전격 합의 됐다. 양 전시회의 주최사인 이상네트웍스와 리드엑스포는 최근 이와 같은 내용을 공포하는 비전설명회를 갖고, 내년 2월에 첫 통합 전시회를 열 것임을 선포했다.


설명회에서 이들 양사는 ‘국내 건축박람회를 대표하는 두 전시회가 통합됨으로써 우리 건축산업 전반에 큰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과연 이제까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축박람회가 있었기는 한 것인지 부터 자문해 봐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비전설명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총 39건의 건축자재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 평균 세 건 이상 개최된다는 말이다. 전시회가 봄 가을에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구난방’ 수준인 셈이다. 사정이 이러한 데도 ‘대표 박람회’ 운운한다는 것 자체에 무리가 있다.


설명회에 참가한 업체 대표 또한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또 전시회에 바이어는 없고 ‘유모차 끌고 온 아줌마’들 뿐이라는 푸념 섞인 질타로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실 이러한 지적은 목재업계 내부에서도 오래 전부터 제기돼 오던 문제다. 때문에 전시회 통합이 되지 않으면, 통합 참가라도 해야 한다는 다소 구체적인 대안까지 나온 상황이다. 또 목조건축협회 등을 중심으로 이러한 시도가 일부 실행된 바도 있다.


통합 참가 방법은, 스무 곳이 됐든 삼십 곳이 됐든 백 곳이 됐든 목재관련 업체들이 하나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하나의 전시회만 특정해 출품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전시부스를 꾸미자는 복안이다. 그런데 효율적인 전시부스의 우선순위는 보다 넓고 유리한 위치 선점이 아니다. 핵심은 바로 보다 많은 바이어들이 목재 전시부스에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몇몇 업체들은 이러한 통합 참가 추진은 신문사가 나서야 한다고 압력성 청탁을 해오고 있다.


업계의 이러한 요구를 의식한 듯 통합 설명회 주최측은 ‘앞으로는 단순한 쇼가 아니라 시장이 형성될 수 있는 전시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통합 개최의 성패는 이 약속이 지켜지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만약 더 많은 ‘유모차 부대’만 모을 뿐이라면, 다음 통합은 주최자가 아닌 참가자들에 의해 이뤄질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