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뱃속에 무엇이 들어있습니까?
산림청, 뱃속에 무엇이 들어있습니까?
  • 나무신문
  • 승인 2009.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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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밀복검(口蜜腹劍). 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는 말이다. 겉으로는 꿀맛같이 친한 척하지만 내심으로는 음해할 생각을 하거나, 돌아서서 헐뜯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산림청이 펠릿과 같은 목재에너지 산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 목재이용산업을 해치고 있다는 불만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이와 같은 업계의 우려는 사실과 다르며, 오히려 바이오산물 수집단을 통해 얻어진 목재의 대부분을 목재산업계에 공급한다는 게 산림청의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자신들이 산업용재 공급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산업용재 우선 공급을 위한 TF팀 구성’을 들었다.

그러나 확인결과 산림청이 밝힌 TF팀의 실체는 과장되거나 심지어는 거짓인 것으로 들어났다.


이러한 취재내용이 보도되자 이번에는 말 바꾸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산림청의 주장대로라면 인터뷰에서는 거론조차 되지 않은 용어인 TF팀을 기자가 상상해서 썼다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산림청은 TF팀은 실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성원도 종전 9명에서 20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그 20명이 누구인지는 단 한사람도 밝히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빡세게’(힘들게) 고생해서 ‘내실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산업용재 공급을 위한 현장토론회 결과물 역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행동으로는 수집된 산물의 80%를 산업용재로 공급하고 20%만 펠릿산업에 사용할 것이며, 펠릿산업 추진의 속내 또한 산업용재 공급을 위한 것이라는 산림청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다.


오히려 산림청의 이러한 ‘화려한 말’들은 감언이설을 넘어 구밀복검의 위협으로까지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산림청은 이제라도 산업용재 생산 및 목재산업 발전을 위한 명확한 추진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계에 부딪치고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면 솔직히 털어놓고 업계와 함께 고민해 해결하면 된다. 업계의 요구 또한 함께 고민해 보자는 것이지, 산림청이 알아서 다 해결해 달라고 하는 게 아니다.


산림청은 그 화려한 말잔치를 내뱉는 뱃속에, 과연 얼마만큼의 목재업계에 대한 애정이 들어있는지 자문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