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나 한 끼 하자는 산림청
밥이나 한 끼 하자는 산림청
  • 나무신문
  • 승인 2009.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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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질보드류 생산업계의 원재료를 펠릿산업 등 목질에너지 산업 연료로 빼돌리려 하고 있다는 업계의 우려에 대해 산림청이 부인하고 나섰다.


보드업계는 최근 펠릿산업이나 열병합발전소와의 원재료 확보 경쟁으로 조업단축 상태에 이르는 등 극심한 원재료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기존 목재산업 보호를 기반으로 에너지산업을 육성해야 할 산림청이, 이들 원재료의 에너지산업 공급을 부채질 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업계의 이와 같은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오히려 에너지산업 육성을 위해 수집된 산물의 80%를 기존 목재산업에 공급할 계획이라는 해명이다. 산림청의 해명만 놓고 보자면 그야말로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산림청의 이러한 계획에 대해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보드생산업체는 없어 보인다. 환영은커녕 믿을 수 없다는 게 업계 반응에 대한 솔직한 표현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산업현장에서는 산림청의 해명과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들은 지역내 열에너지업체와 숲가꾸기 산물은 물론 벌채목까지 공급하는 MOU를 속속 체결하고 있다.


산림청이 직접 연료공급을 위한 협약체결에 나선 바도 있다. 지자체들의 이러한 행보들 역시 산림청이 부추기고 있는 분위기가 역역하다는 건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산림청이 ‘업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로 제시한 산업용재 공급을 위한 TF팀 구성 또한 의문투성이다.


십분 양보해 ‘현장토론회’를 TF팀 소집으로 보더라도 총 9명의 참석자 중에 산림청 및 산림과학원 공무원이 5명이었다. 그 중에 ‘목상’ 자격으로 참석한 사람은 산림청 인근 지방에서 영세 영림단을 운영하고 있다는, 그것도 산림청 주무관의 고향 후배라는 것이다. 또 산림청은 이날 ‘교수님’도 한 명 참석했다고 했는데, 보드업체 참석자는 그런 사람이 있었는지 조차 몰랐다고 한다. 사실관계를 떠나서 토론회가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이쯤되면 TF팀은 고사하고 현장토론회 조차도 될 수 없다. 십중팔구 그 주무관은 그날 후배에게 ‘공기 좋은 데 가서 밥이나 한 끼 하자’고 했을 게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