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화목공급, 처음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사설-화목공급, 처음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 나무신문
  • 승인 2007.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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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탐험가가 코끼리를 타고 사막 횡단에 나섰다. 횡단 첫 날 사막에 어둠이 내리자 탐험가는 준비해온 일인용 텐트를 치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 있는 코끼리가 탐험가를 깨웠다.

사막의 밤이 추우니 텐트에서 함께 잠을 자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인용 텐트는 탐험가가 간신히 몸을 뉘일 정도의 크기밖에 안됐다. 탐험가는 그래서 단호히 거절했다. 그랬더니 코끼리가 이번에는 작은 구멍만 하나 뚫어 달라고 요청했다.

콧구멍으로 텐트 안의 따듯한 공기라도 마시겠다는 것이었다. 탐험가는 그것까지 거절할 수 없어 텐트에 작은 구멍을 하나 뚫었다. 그렇게 잠자리에 든 얼마 후, 코끼리가 코 전체를 텐트 안에 집어넣는 바람에 탐험가는 다시 한 번 잠에서 깼다. 탐험가는 ‘이것도 어차피 코’라는 생각으로 다시 잠을 청했다.

이날 밤 사막에서는 다음과 같은 일이 순차적으로 일어났다. 코 전체를 넣는데 성공한 코끼리는 다음으로 머리를 넣었고, 앞발을 넣었고, 마지막에는 몸 전체를 텐트 안에 넣었다. 탐험가는 텐트 밖으로 밀려나 사막의 추운 밤에 떨어야 했다.”

일명 ‘코끼리 코 작전’으로 불리는 우스갯소리다. 그런데 최근 우리 업계에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어 웃을 수 만은 없는 농담이다.

지난해 케너텍에서 가동을 시작한 대구 ‘바이오에너지열병합발전시설’은 분명 ‘버려지는 나무’를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한다고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벌인 바 있다. 때문에 단순 소각 수준의 에너지 생산에 ‘바이오’를 붙인 것에도 우리 사회는 눈감아줬다. 그런데 가동 1년도 안 된 지금에 와서 생목은 발열양이 적어 한계가 있다며, 우리업계의 원재료인 목재칩까지 화목으로 이용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는 에너지생산이라는 미명아래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대기환경까지 위험에 처하게 하는 반경제적 행동임에 틀림이 없다.

아울러 케너텍의 이와 같은 퇴보는 현재 지역난방공사 등에서 추진되고 있는 목재를 이용한 열병합발전에도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반증하는 사건이다. 목재의 주무관청은 산림청이다. 산림청은 케터텍의 이와 같은 비정상적인 행태를 바로잡아야 한다. 또 더 늦기 전에 산자부와 지역난방공사 등과의 화목이용에 관한 협력관계를 처음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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