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목조주택 시장조사 시급하다
사설/목조주택 시장조사 시급하다
  • 나무신문
  • 승인 2009.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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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목조주택 시장에는 시장이 없다. 한 해 건축동수 1만호 시대를 맞은 목조건축 시장은 MB정부의 그린홈 200만호 건설 계획 등으로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또 최근의 목조주택은 한 채에 수십억원을 넘어 100억원에 달하는 고급주택 시공도 확대되고 있다. 바야흐로 목조주택이 고부가가치 산업의 반열에 오르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요사이 목조주택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보고 있자면, 과연 이것이 녹색성장 시대의 총아라는 격에 걸맞은 현상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극심한 경기침체에 빠져든 바 있다. 때문에 불과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자재유통업체들의 밀어내기식 ‘가격 전쟁’은 유혈사태를 방불케 했다. 하지만 지금의 사정은 180도 달라졌다.


주요 자재 가격이 일제히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산지 가격은 더욱 큰 폭의 오름세로 돌아섰다. 때문에 지금까지 어떻게 하면 재고를 처분할까 고민하던 업체들이, 거꾸로 어떻게 하면 재고를 확보할까 고심하고 있다. 한마디로 시장흐름에 대한 예측이 전혀 안 되고 있다는 말이다.


그린홈 200만호에서 목조주택의 몫이 몇 호나 되는지부터 꼼꼼히 따져보고 흥분해도 늦지 않다. 건교부에서 1만호라고 발표하니, 1만호인가보다 하는 식의 시장접근은 ‘1만호 시대’에 맞지 않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한국형 목조주택 개발에 착수했다. 또 캐나다우드 한국사무소는 목구조의 내화나 차음, 내진성능 등 기술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목조건축협회는 목조건축 품질인증도 준비 중이다.


건전한 목조주택 시장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들이다. 하지만 시장에 대한 고려가 없다면 모두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목조주택은 특수한 마니아 시장도 아니고, 시공자들의 자기만족을 위한 산물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있어야 유통도 있고 시공도 있다. 목조주택 업계는 자기 입맛에 맞는 소비자만 찾을 게 아니다. 하루빨리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이 어디에 얼마나 필요한지부터 체계적으로 조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