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옥현대화 중심에 제재산업 있어야 한다
사설/한옥현대화 중심에 제재산업 있어야 한다
  • 나무신문
  • 승인 2009.06.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형 목조주택 개발과 한옥현대화가 최근 목재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목조주택 산업은 연간 1만호 건설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걸음마 단계라는 게 업계 전반의 진단이다. 또 10여 년이라는, 짧지만 무시할 수 없는 역사를 거쳐 오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갈망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직면해 있다.


때문에 서구식 경량목구조 공법에서 벗어나 기둥보 방식으로 대별되는 중목구조 형태의 한국형 목조주택 개발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이에 따라 국립산림과학원은 ‘한그린’ 프로젝트를 가동시킨 이래 두 번째 테스트하우스를 준공하는 등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시공업체들 또한 우리 한옥과 유사한 기둥보 방식이 일반화된 일본의 목조주택 공법을 도입키 위한 기술교류 등 일련의 작업을 진행시킨 지 오래다.


한옥현대화 사업도 한창 물이 오르고 있다. 전통 한옥을 산업화해서 적은 건축비로도 일반인들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한옥을 보급하자는 게 한옥현대화의 핵심이다. 이는 특히 정부의 ‘한스타일’ 사업과 맞물려 전폭적인 지원까지 받고 있다.


국토해양부를 중심으로 한옥현대화 사업을 체계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산학연 협의체가 구성되기도 했다. 또 전남과 서울시 등 지자체들도 각종 지원정책을 앞세워 한옥 보급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일련의 노력들이 대부분 시공의 편리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표준화된 모델과 자재의 규격화가 강하게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산업화를 위해서는 모든 게 표준화되고 규격화돼야 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표준화와 규격화를 위한 논의의 장에서 우리의 목재가공산업은 거의 배제된 지금의 현실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가공산업이 없어도 유통과 시공만 있으면 되는 형태를 진정한 의미의 산업화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설계되고 생산된 자재를 컨테이너로 실어와 조립만하는 한옥이 생길 수도 있다는 말이다.


표준화 규격화된 목조주택 산업이 지난 10년 간 열 배 스무 배 성장하는 동안 우리나라 제재산업은 열 배 스무 배 위축돼 왔다. 이와 같은 우려가 아주 터무니 없어 보이지는 않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