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건축의 기술과 의미②
목조건축의 기술과 의미②
  • 나무신문
  • 승인 2009.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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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솔토건축사사무소  조 남 호  대표

<지난호에 이어>

공업화 재료로서의 나무 
공학목재는 공업화된 프로세스를 거쳐 강도성능이 보증된 목재제품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학목재는 자연재로서의 특성과 산업생산물로서의 특징을 동시에 갖는다. 효율성에 비추어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목재건조는 변형에 대한 허용오차를 고려할 때 부재의 적정치수 2인치 두께를 넘기가 어렵다.

]이 2인치 두께의 부재들로 이루어진 구법이 LIGHT FRAME이다. 소위 [2X4공법]이라고 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것은 작은 단면의 재료를 결합해서 주택을 만드는 방법으로 못이나 철물들의 단순한 결합만으로 대규모 아파트까지 건설할 수 있게 해준다.
인공적인 건조나 BRACKET의 이용기술은 나무의 변형을 막고, 같은 형태의 재료를 빠르고 쉽게 대량생산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이 LIGHT FRAME에 대해 HEAVY TIMBER라는 것이 있는데, 단기 건조한 대단면 부재를 얻기 위해 2인치 두께 이하의 부재를 집성한 목재이다. 집성재는 부정확성이나 갈라짐 등이 발생하지 않게 하고, 또 자유로운 형태나 길이를 가능케 하고, 방부나 방화를 위한 약재처리가 용이하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철근 콘크리트구조와 대등한 부재응력을 얻을 수 있고, 대규모 목조 설계가 가능하게 되었다. 탄성계수는 그것의 약 1/2, 비중은 1/4로 가볍고, 부드러우며, 강한 재료라 할 수 있다.
 

이 처럼 공학목재(ENGINEERED WOOD)는 구조해석의 진보와 더불어 새로운 구조시스템이 나타나 다양한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공학목재의 제작 특성에 따라 목구조의 유형이 나누어진다.
즉, 작은 크기의 1차 건조목을 그대로 활용하는 LIGHT FRAME공법과 집성해서 활용하는 HEAVY TIMBER공법, 다른 재료와 혼성해서 만드는 하이브리드공법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목조건축 디테일의 변화
목구조를 설계할 때 가장 어렵고, 중요한 것이 바로 결합부이다. 고건축 예에서 보는 것처럼 구법적 표현이 공간전체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근대이전의 목조를 되돌아보면, 거기에는‘쌓음’과‘조합’이라고 하는 형식의 접합부가 만들어져 왔는데 무엇보다도 단면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지혜가 담겨있는 것이다.

집성재의 시대가 되면서, 스틸 플레이트를 사용해서 볼트로 결합시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바로 여기서 모순이 발생된다. 조인트부에서는 단면의 결손이 생기기 때문에, 조인트 부분을 기준해서 설계가 되면 목재자체로서는 과잉이 되어버린다.

경간이 커질수록 그런 경향은 더 커지기 때문에, 구조를 노출한 대공간에서 디테일 혹은 부재가 과대해져서 좋은 공간을 만들기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현대목조건축에서 집성재의 조인트부를 플레이트와 볼트로 연결하는 문제는 목조를 근대의 철골조처럼 생각하며 설계했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1980년대 들어서, 목구조공간은 단순히 구조적인 형태 표현을 넘어서 건축설계나 건축가의 개념이나 감정을 무엇보다도 중시한 형태로 이행되었다. 그리고 이 무렵에 조인트부의 설계도 새로운 전개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즉, 그때까지의 조인트가 플레이트와 볼트를 이용하여 목재 속에 숨겨진 형태로 있던 것에 비해 디자인된 주조철물 디테일을 적극적으로 노출시켜 나무와 함께 공간을 구성하게 되었다.    

목조건축에 기대하는 것
 페이 존스가 설계한 THORNCROWN CHAPEL은 틀림없이 목조가 아니고서는 세울 수 없었던 건축물 중 하나다. 부지는 나무가 무성한 산 깊숙이에 있어, 그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는 건설기재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 했다.

그런 이유로 “좁은 언덕의 작은 길을 통과하여 두 사람이 운반하는 크기 이상의 것은 사용할 수 없다”라는 것으로 디자인의 모든 것이 정해졌다. 거꾸로 생각해본다면, 근대 이후의 건축이 얼마나 환경을 파괴해왔는가에 대한 사실이 부각된다. 환경파괴는 문자 그대로 물리적인 의미와 더불어 사회적인 의미도 있다.

그 건물이 장소의 CONTEXT를 무시하고 경제성이나 기능성만을  우선했기 때문에 인간과 건축과 관계가 희박해져 버렸다. 근대 이후의 기술의 진보는 직능(職能)을 산업화하고, 그렇게 되면서 개인의 존재를 지워 없애버렸다. 목조기술도 그 예외는 아니었지만, 나무는 천연재료이기 때문에 아직 목수의 감이나 팔에 의지하는 부분도 적지 않다. 말하자면 건축은 기술의 집합체이고, 기술은 산업에 따라서 고정화 되어지는 것이 아닌 어디까지나 개인의 감성과 경험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 것이다.
 

 향후 건축은 DOME과 같은 대규모의 것에서부터 작은 학교에 이르기까지  땅이 근원이 되는 재료를 사용하여 산업화 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앞서 언급한 버네큘러의 시점이 되고, 모더니즘의 폐해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것이다.
  이 글은 나무의 기술에 대한 이야기는 재료와 구축성에 대한 논의를 넘어, 이들을 매개로 자연과 건축과의 관계가 복원되는 새로운 공간에 대한 논의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