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재선충 방제작업 사후처리 적절한가
사설-재선충 방제작업 사후처리 적절한가
  • 나무신문
  • 승인 2007.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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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충 때문에 우리 산이 망가지고 있다. 소나무에만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잣나무림에까지 그 발생지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리 산에 있는 소나무를 모두 베어내 버리자는 극단적인 처방까지 등장하고 있다.

산림청 또한 재선충 확산을 막기 위한 특별법 제정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훈증이나 파쇄 소각과 같은 적절한 방제작업 수단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방제작업 중 파쇄는 매개충으로 알려진 솔수염하늘소의 일반적인 크기인 2.2cm~3.0cm 이하로 감염목을 잘게 부수는 것을 의미한다.

나무를 1.5cm 이하로 부수면 당연히 2.2cm 이상 크기의 솔수염하늘소 성충은 죽게 되리란 계산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방제작업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주장의 요지는 ‘만에 하나’에 기초하고 있다.
재선충 전문가들은 1.5cm 이하로 파쇄하는 작업공정만 제대로 지켜질 수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초등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명료한 이 ‘과학적 접근’보다는 ‘만에 하나’라는 비과학적 접근방식에 무게가 실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굳이 재선충은 소나무에만 걸린다는 산림청의 호언장담이 잣나무림에서 보기 좋게 고사한 예를 들지 않더라도, ‘꺼진 불도 다시 봐야 한다’는 신중하고 세심한 태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방제작업에서 발생하는 파쇄목의 상당부분이 인근 농가의 우사와 비료제조 공장 등에 공급되고 있다. 문제는 5t 트럭으로 수백 대 분량에 달하는 피해목들이 수개월 동안 그대로 외부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그 어떤 ‘과학적 접근’도 파쇄작업과 수거 및 운반과정에서 살아있는 매개충이 포함될 수 있다는 개연성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 ‘작업 공정만 제대로 지켜진다면’ 운운하는 것은 말 그대로 면피성 발언에 불과하다. 작업자에게 책임을 돌리 수는 있겠지만 확산된 피해지역을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하루속히 방제작업 파쇄목에 대한 보다 신중한 사후처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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